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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면규 칼럼니스트 Sep 07. 2024

춘향전, 판타지 일까

살며 생각하며

오랜만에 '춘향전'에 관한 책을 다시 꺼내 들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춘향이와 이몽룡의 아름다운 사랑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순수함이 가득한 사랑놀이가 많이 부럽다.


문득 춘향전 소설이 얼마나 실재성이 있는 걸까? 생각이 스친다. 그러면서 현대적 관점에서 한 번 재해석해보고 싶은 욕구가 스멀스멀 일어난다.


'춘향전'이라는 작품이 현대적인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그 안에 포함된 판타지적 요소를 탐구해 본다면 큰 의미가 있을 것 같 다.


해서, 이를 바탕으로 생각해 보기로 한다. 춘향전은 조선 시대에 널리 읽히던 고전 소설로, 판타지라기보다는 현실적인 배경과 상황 속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하지만 몇 가지 측면에서 판타적 요소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1. 초현실적 요소

- 춘향전의 전체적인 줄거리는 현실적인 배경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일부 초현실적 요소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춘향이 이몽룡과의 사랑을 위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절개를 지키는 모습은 이상화된 인물상이자 현실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희생정신을 보여준다.


이는 당대 사회에서 이상적으로 그려진 여성상을 반영하지만, 현실적이기보다는 판타지적인 면모를 띤다고 볼 수 있다.


2. 이상적 인물과 사건

- 춘향과 이몽룡의 관계는 전형적인 "신분을 초월한 사랑"의 이야기로, 당시의 사회적 현실을 감안했을 때 매우 이상적인 설정이다.


특히 이몽룡이 과거에 급제해 암행어사로 돌아와 춘향이를 구하는 이야기는 민중의 바람과 희망을 반영한 판타지적 요소로 볼 수 있다.  현실에서는 쉽게 일어나기 힘든 일이지만, 소설 속에서는 통쾌하게 실현된다.


물론 이몽룡이 과거에 급제했다 하더라도 바로 암행어사 직책을 는다거나, 또 자기 고향 쪽으로 암행어사 업무를 수행한다는 게 이치에 안 맞지만 그냥 이해하기로 한다.


3. 소설의 역할과 목적

- 춘향전은 단순히 판타지로서의 재미를 위한 것이 아니라, 조선 후기 사회의 불합리한 신분제도와 부패한 권력을 비판하고, 그 속에서 민중의 희망과 정의를 구현하려는 목적이 있었다.


이러한 점에서 판타지적 요소가 있더라도, 그것은 단순한 허구보다는 당대 사회를 반영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춘향전은 기본적으로 현실적인 배경과 인물들로 이루어진 이야기지만, 그 속에 민중의 바람과 희망을 담아낸 이상화된 설정과 사건들을 포함하고 있어, 이 부분을 판타지적 요소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 때 춘향전은 판타지 장르라기보다는 현실에 뿌리를 둔 소설로, 그 안에 포함된 판타지적 요소들은 사회적 메시지를 강화하기 위한 장치로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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