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성경, 정말 표절일까?"라는 질문은 성경의 내용이 다른 고대 문헌에서 차용되었거나 영향을 받았는지를 탐구하는 논쟁적인 주제 중 하나이다.
따라서 이를 이해하려면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첫째, 표절의 정의와 성경
'표절'이란 일반적으로 타인의 창작물을 출처 없이 베껴서 자기 것인 것처럼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고대 문헌의 경우 현대적 개념의 저작권이 존재하지 않았으며, 문화적, 종교적 전승 속에서 여러 문헌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따라서 성경이 다른 문헌과 유사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고 해서 반드시 "표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생각된다. 대신, 당시의 종교 문화적 맥락에서 차용이나 변형이 이루어졌다고 보는 것이 더 적절할 수 있다.
둘째, 성경과 고대 근동 문헌과의 관계
성경(특히 구약)은 고대 근동 지역에서 유행하던 신화나 법전, 문학 작품과 유사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1. 창세기와 길가메시 서사시
창세기 6~9장의 "노아의 홍수 이야기"는 메소포타미아의 길가메시 서사시 속 "우트라피쉬팀의 홍수 이야기"와 구조적으로 유사하다. 하지만 성경의 홍수 이야기는 모노테이즘(유일신 신앙)적 색채가 강하며, 신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윤리적 메시지가 강조된다.
2. 모세 율법과 함무라비 법전
모세 율법(출애굽기, 레위기, 신명기 등)은 바빌로니아의 함무라비 법전과 유사한 법 조항을 포함한다. 하지만 함무라비법전이 "신이 왕에게 법을 내려 줌"이라는 구조인 반면, 성경의 율법은 "신이 직접 백성에게 법을 줌"이라는 차이가 있다.
3. 잠언과 지혜 문학
성경의 잠언은 이집트 아메넴오페의 교훈과 상당 부분 유사한 내용을 포함한다. 하지만 성경은 "야훼 신앙"을 바탕으로 지혜를 해석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셋째, 성경의 독창성과 신학적 차별성
비슷한 내용이 있다고 해서 단순한 표절로 보기는 어렵다. 성경은 기존의 신화나 법전에서 일부 개념을 차용했을 수 있지만, 독자적인 신학적 관점과 윤리관을 발전시켰다.
잠시 예를 들어보기로 한다.
1. 유일신 신앙
고대 근동 지역은 다신교가 일반적이었지만, 성경은유일신 사상을 강조한다.
2. 윤리적 신앙
성경은 단순한 신화나 법률 집합을 넘어, 신과 인간의 도덕적 관계를 강조한다.
3. 역사적 관점
성경은 단순한 신화가 아니라, 특정 민족(이스라엘)의 역사적 경험과 결부되어 있다.
넷째, 표절이 아니라 발전과 변형
성경이 다른 고대 문헌과 유사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단순한 표절이라기보다는 기존의 신화나 법전, 문학을 변형 발전시켜 독창적인 신학과 윤리 체계를 구축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성경이 "표절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단순한 표절이라기보다는 당시 문화의 사상을 반영하면서도 독자적인 신학과 윤리 체계를 만들어낸 문헌"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