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우잠을 자도 고래꿈을 꾸자(49)
"색체는 빛의 고통이다"라고 괴테가 이야기 했다
흐드러지게 피는 벚꽃, 5월의 장미, 가을 단풍이 아름다운 것은 빛의 고통을 등에
지고 색체로 투영되기 때문이다.
산과 바다와 풀과 나무들이 사시사철 본래의 제 색깔을 낼 수 있는 것은 수많은
어둠과 빛의 고통이 쌓여 찬란한 색으로 표현된 것이다.
우리의 삶도 고통을 통하여 시련을 통하여 더욱 빛나고 그리고 깊어간다.
고통없는 삶, 시련없는 평온한 삶은 이 우주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색체가 빛의 아품을 통하여 더욱 대비되고 선명하게 빛나듯이 우리가 만나는 이 순간의
고통과 어려움이 우리의 삶을 더욱 단단하게 그리고 빛나게 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점점 나이들어 간다는 것은 근력이 떨어지고 얼굴에 깊게 새겨진 주름 만큼이나 기억을
꺼내는데 한참의 시간이 걸린다는 우울한 사실과 접하는 것이다.
시간에 밀려 세월이 늙어감을 너무 슬퍼하거나 우울할 필요는 없다
청색 시대에 비하여 동작은 좀 둔할지 모르지만 긴 삶을 항해하면서 만난 삶의 다양한 편린들에서
지혜와 경험을 축적하고 있기 때문에 젊을때 보다 일 처리를 보다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큰 장점,
한방의 무기를 가지고 있다 .
신경 심리학자 엘코넌 골드버그(Elkhonon Goldberg)는 지혜의 역설이란 책에서 “나이가 들어갈수록
뇌 세포가 죽고 기억력이 감퇴하며 정신작용이 느려지고 힘에 부치는데다 기력이 더 빨리 쇠퇴하는 것은
사실이나 가공하지 않는 지식은 점점 감소할지라도 세상에서 얻은 경험 덕분에 패턴 인식은 그 어느 때보다
월등해져 현명하고 능률적인 사람이 된다”고 주장했다
즉 성숙한 정신과 두뇌가 서툰 정신과 두뇌보다 훌륭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것은 역설적이게도 나이가 들수록 더 능률적인 사람이 된다는 이야기다
비록 사촌 아이들의 이름은 예전 만큼 잘 떠오르지 않을지라도 이웃하고 대화할 때 어떤 주제를
꺼내야 이야기가 더 맛있어 지는지 알고 있어 요령있게 대화를 할 수 있다
삶의 과정에서 경험한 다양한 시행착오와 각각의 조각들 그 편린들이 우리의 머리속에 지혜로 저장되어
다음에 무엇이 일어날지 판단하고 예측하는 것은 젊은 사람들 보다 더 효과적으로 처리 할 수가
있다
얼굴에 주름이 깊게 새겨있다는 것은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소중한 자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내일에 희망을 걸어도 된다.
인생의 오후를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은 그동안 치열하게 살아오며 쌓아둔 지혜의 보고(寶庫)에서 나온다
로마 철학가 세네카는 ".. 노년의 무성한 백발과 깊은 주름을 보고 그가 오랜 인생을 살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 백발의 노인은 오랜 인생을 산 것이 아니라 다만 오래 생존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저 오래 사는 것이 아닌 지혜를 실천하는 삶이 인생의 오후를 더욱 빛나고 풍성한다
빛나고 젊은날과 비교하여 세월이 흘러감을 한탄하고 우울하게 바라보지 말고 아직 남아 있는
내일을 바라본 다면 오늘이 가장 젊고 가장 빛나는 순간일 것이다
과거를 뒤돌아보며 비교하지 말고 내일을 바라보며 희망을 키워보자
과거는 현재를 붙잡는 사슬이 아니고 미래를 더욱 차란하게 밝히는 등불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