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살이 성장 기록
혼자 있는 시간이 나를 키웠다.
한국에 있을 때는 외향적인 성향에 속했다.
일도 했고,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친구나 지인들과 어울렸다. 사람들 속의 내 모습이 익숙했다.
하지만 해외 나와 살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강제적으로 고립된 환경이 만들어졌다. 적응하고 육아까지 더해지면서 새로운 사람들을 알아갈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어느 순간, 나는 집 안에 스스로를 가두고 있었다.
이곳에서 사는 4년 동안 지인이라 할만한 사람들이 4명 정도 있지만, 그마저도 정기적인 만남이나 아이 없는 만남은 거의 없었다.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아기와 말이 통하지 않는 현지인 도우미와 집에서 보냈다.
한 번씩 외롭고 숨 막힐 듯 답답하다가 괜찮기를 반복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지는 않았다.
이제는 혼자 있는 시간이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나 자신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나는 혼자 시간 보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가끔 먼저 다가와주는 이들이 있으면 반갑지만 잠깐의 만남 뒤에는 혼자 충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예전에는 몰랐던 나의 모습이다.
한국에 가서 가족, 친구, 지인들을 만나면 그 시간이 소중하고 즐겁지만 돌아오면 이곳이 나의 휴식이자 일상이다.
누군가는 어떻게 집에서만 그러고 있느냐고 묻는다.
그럼 나는 집에서 혼자 바쁘다고만 대답한다.
사실인 게,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그래서 지금 당장의 우선순위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등 생각할 것이 많아졌다.
그러다 보니 내 나름의 루틴이 생겼고 매일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다 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간다.
한국에 있었다면 몰랐을 것이다. 나에게 이런 면이 있다는 것을. 관계 속에서의 ‘나’가 아니라 온전히 혼자 있을 때의 ‘나’를 알게 된 시간이었다.
사람의 관계에 대해 마음을 닫고 사는 것은 아니지만 그로 인한 힘든 점은 아직까지는 딱히 없다.
오히려 그래서, 아주 가끔 찾아오는 만남이 더 반갑고 소중하다.
예전에 비해 낯설기도 한 내 모습이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좀 더 단단해진 지금의 내가 마음에 든다.
이 변화 또한, 이곳에서 내가 쌓아낸 작은 성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