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한사미'라는 말을 들어 보셨나요? 과거 '삼한사온'에서 따온 말입니다. 미세먼지 극성인 요즘, 3일은 춥고 4일은 미세먼지로 곤혹을 치른다는 말이죠. 이처럼 환경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요즘.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관심도 뜨겁습니다. 점점 자동차들이 설 자리를 잃어 가고 있는 시기라 볼 수 있죠.
친환경차 이슈가 대두되며 친환경 타이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특히 전기차나 수소차와 같은 차에는 친환경 타이어가 많이 달리죠. 보통 친환경 타이어라 하면 고효율 타이어를 떠올리기 쉽습니다. 도로와의 마찰 저항 내지 회전 저항을 줄여 동력을 적게 사용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만큼 이산화탄소 배출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타이어를 재활용해 만든 고무 바닥에서 독성 물질이 검출된다면 진정 친환경 타이어로 불릴 수 있을까요?
넓은 의미의 친환경 타이어란?
친환경 타이어는 넓은 의미에서 환경오염을 줄여 줄 수 있는 제품으로 해석됩니다. 그런데 타이어가 환경오염을 줄이는 방법은 의외로 많습니다. 아래에서처럼요.
1. 연비를 개선해 오염 물질 배출양 감축.
2. 교체 주기를 늘려 폐타이어의 생성량 감축.
3. 타이어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오염 물질 감축.
4. 타이어에 포함된 화학성 오염 물질을 친환경 소재로 대체.
5. 주행 시 미세 마모입자 발생량 감축.
실제로 유럽에서 사용하는 '그린 타이어'의 개념도 제조사별로 조금씩 달랐었습니다. 미쉐린은 자동차의 연료소비 절감, 피렐리는 타이어 사용 기간의 증대, 콘티넨탈은 생산 공정의 청정화처럼 각기 해석이 달랐습니다. 그러나 연료 효율이 중시되는 산업 분위기가 타이어에도 집중됐고, 최근에는 친환경 대체 소재의 사용 비율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타이어는 석유로 만든다
최초의 타이어는 고무나무 열매즙을 가공한 천연 고무를 사용해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내구성이 문제였죠. 가령 타이어가 쉽게 닳고 파여나갔습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타이어의 다양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수많은 재료가 더해졌습니다. 겉으로 단순한 고무처럼 보여도 20가지 넘는 재료들이 사용됩니다. 대표적으로는 합성 고무와 카본 블랙 등이 있지요.
그런데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타이어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전체 재료 중 약 80%는 석유계 물질입니다. 생산의 첫 단계에서부터 화석 연료가 필요하다는 것. 뉴스에서 본 폐타이어 화재 사고에서 불길이 잘 잡히지 않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무분별하게 매립했을 때는 주변 토양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건조한 상태라 잘 썩지도 않습니다.
타이어 재활용, 비율보다는 방법의 심각성
대한타이어공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폐타이어 발생량이 40만 톤에 육박합니다. 이중 재활용 비율은 93.5%. 그러나 51%는 태우는 방법으로 재활용되고 있습니다. 시멘트 킬른이나 고형 연료 제품으로 제조되어 연료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죠. 또한 전체의 6.5%에 달하는 2만6,000톤 분량은 확인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썩는 데는 100년이 넘게 걸리고 주변을 심각하게 오염시키는 타이어가 지금도 어디선가 묻히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타이어 제조사들도 이를 방관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미쉐린은 2048년까지 타이어 원료 80%를 친환경 소재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석유 기반의 탄성중합체를 나무와 비슷한 우드 칩으로 대체하겠다는 의지입니다. 참고로 지난해 기준 미쉐린 타이어의 석유 기반 원료 사용은 72% 수준입니다.
한국 타이어는 공기가 필요 없는 미래 타이어 '아이플렉스'를 선보였습니다. 촘촘한 그물 형태로 볼륨감을 구현했다. 독특한 외형만큼 주목해야 할 점은 재활용이 쉬운 우레탄 유니소재(UNI-Material)를 활용했다는 것입니다.
이와는 별도로 굿이어 타이어는 지난 제네바 모터쇼에서 '옥시즌' 타이어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투명한 재질에 덮인 이끼들이 도로 표면에 있는 수분을 흡수하고 햇빛으로 광합성을 합니다. 결과적으로는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는 원리. 제조사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에서 자동차 250만 대가 이 타이어를 장착하면 연간 4천 톤의 이산화탄소가 흡수되고 3천 톤의 산소를 얻어낼 수 있다고 합니다.
소비자들의 인식이 중요
브랜드를 대표하는 친환경 타이어들을 살펴보면 '에너지 소비 효율 1등급', '탁월한 연비 효율', '마일리지 30% 향상'처럼 연료 효율을 강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지구를 지켜줄 타이어보다는 내 지갑을 지켜줄 타이어에 관심이 집중되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름처럼 '친환경'이라는 이름의 본질에는 대기오염뿐이 아닌 재활용을 비롯해 다각도로 고심된 타이어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