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오일장 할망좌판에서 지혜를 찾다
이제 곧 5월입니다.
저는 제주의 여름반찬 중 우미냉국을 참 좋아합니다.
친정어머니가 여름에 시원한 우미냉국을 자주 해 주셨었는데요, 냉국이라 부르지만 저희집에서는 반찬의 역할로 올라왔던 음식이에요. 제주 정식집이나 백반집가도 심심찮게 나오는 메뉴이죠?
하지만 제주의 할머니들은 입맛 없을 때 밥 대신 먹었다 하더라고요. 제주우미냉국의 킥은 뭐니뭐니해도 새우리와 콩개역인 것 같아요.
우미, 새우리, 콩개역 이라....
다들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제줏말 일 수도 있네요.
우미는 우뭇가사리로 쑨 묵, 즉 우무묵을
새우리는 부추를
콩개역은 콩을 볶아 갈아만든 콩미숫가루를 의미합니다.
작년 6월 제주시오일장 할망장에 이렇게 딱 세 개를 놓고 파시는 할머니를 만난적이 있어요. 좌판을 보니 딱 아시겠지요? 뭐 해 먹으라는 거다?
우미냉국 키트가 할망좌판에 딱 세팅되어 있다는 말이지요!
할망좌판의 지혜를 또 여기에서 찾게 됩니다.
시장에서 우미를 살 때 냉국 해 먹을꺼라고 삼춘(제주에서는 부모나 친족 외 어른들께 삼춘이라는 호칭을 씁니다. 여자삼춘, 남자삼춘 이렇게요)께 내려달라고 말하면 아주 굵은체로 내려드립니다. 집에서 칼로 채 썰 필요가 전혀 없어요. 전 오일장에서 체를 아예 하나 장만했지만요
그렇게 내려 준 우미, 콩개역, 새우리를 마련했다면 만드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고 쉽습니다.
먼저 양념물
물3컵, 간장 1/2컵, 설탕 2큰술, 매실청 1큰술
식초 2큰술, 참기름 1큰술을 잘 섞어주세요.
그릇에 우미, 새우리를 담고 양념물을 끼얹고 그 위에 콩개역을 올려주면 끝입니다.
콩개역은 취향껏 양을 조절해서 넣어주세요. 전 고소한 맛이 좋아 듬뿍 넣는 편이에요. 맛도 있고요.
새우리도 듬뿍 넣어주세요. 부추 몸에 좋은 건 다들 아시지요?
날이 더 더워지면 양념물 만들 때 간장의 양을 조금 늘려주세요. 우미냉국에 얼음을 넣어 시원하게 먹을거거든요.
여기에 청량감이 돋보이는 웨(물외, 조선오이)나 오이도 썰어 먹으면 집 나간 입맛도 돌아온다는, 제주전통음식 우미냉국의 진수를 맛 볼 수 있어요.
더운 여름, 밥도 넘기기 여간 쉽지 않을 때 할머니들은 이 우미냉국을 식사대용으로 많이 드셨대요. 그러고보니 칼로리가 거의 없는 우미와 고소한 볶은 콩가루, 부추, 오이 정도만 들어가니 영양식 겸 다이어트를 하는 분들께도 정말 좋은 음식이겠어요.
제주시 오일장에 들를 일이 있다면 우미(우무묵이지만 우미라는 단어로 통칭하기도 한다)와 볶은콩가루를 사세요. 할망장에서 애교만 잘 부리면 새우리 몇 줌 얻을 수도 있습니다(제가 이날 새우리를 조금 얻어왔지요).
이제부터 딱 먹기 좋은 제주식 우미냉국
꼭 한번 만들어 드셔보세요. 아마 제주음식 매력의 늪에 빠져 올 여름 헤어나오지 못 할 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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