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글쓰기 33
어제 김하나, 황선우 작가님들의 인스타 라이브 이야기의 연장이기도 한데 이메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황선우 작가님께서 나만의 리듬 이야기를 하시며 이메일은 밤에 써서 아침에 도착하도록 발송 예약을 걸어놓으신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주로 밤에 이메일을 쓰는데 그 시간에 메일을 보내면 늦은 시간인데도 바로 답장을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어 그렇게 정해놓고 하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 일하고 있다고 상대방이 생각하도록 하는 이유도 있다고 했다. 본인이 자고 있을 때도 메일은 열심히 달려가고 있다면서... 나도 그런 착시현상(?)을 위해 메일 발송 예약을 사용하고 있기도 해서 공감되기도 했다. 오랫동안 프리랜서로 일하며 나도 이메일을 보내는 데 몇 가지 기준을 가지고 있다.
첫째, 이메일은 받으면 되도록 빨리 답장하려고 한다.
프리랜서로 일을 하던 초반에 느낀 것이 의외로 미루게 되면 한없이 미뤄지는 게 이메일이었다.
좀 더 생각하고 보내야지 하다가 깜빡 잊기도 하고 점점 더 늦어져 결국 상대방이 이메일을 확인했느냐는 독촉 아닌 독촉 메일을 받기도 한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이메일을 받고 바로 답장을 할 수 있는 내용이라면 바로 답장을 하고 조금 더 생각해야 하는 내용이라면 일단 언제까지 답장을 보낼 테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메일을 답장으로 보내 놓는다. 그렇게 해두면 상대방이 한없이 답장을 기다리며 메일을 확인하는 신경씀도 줄일 수 있고
답장을 바로 하지 못해 마음 한편에 생기는 조급해함도 줄일 수 있다.
둘째, 저녁 7시 이후에 오는 메일에 대한 답장은 다음 날 아침 발송 예약을 해놓는다.
7시 이후에 오는 메일은 대부분 정말 급한 일이 아니라면 그날 보내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급하면 전화를 할 테니. 그래서 7시 이후에 오는 메일은 확인한 뒤 다음 날 아침 8시 반과 9시 사이에 메일이 도착하도록 발송 예약을 걸어놓는다. 메일을 확인하고 그 다음날 답을 보내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도 있지만 일단 메일을 본 이상 신경이 쓰이기 때문에 이런 방식을 취한다. 그리고 바로 답장을 보내지 않는 이유는 황선우 작가님께서 이야기한 이유도 있지만 내가 늦은 시간에도 일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지 않으려고 하는 것도 있다. 늦게까지 일한다는 것은 마감이 있거나 혹은 덩어리 시간이 필요할 때라서 자발적 야근을 하는 경우인데 메일을 그 시간에 보내면 이 사람은 항상 이 시간에도 일하고 있으니 괜찮다고 생각해 급하지 않은데도 늦게 일 관련 연락을 해오는 약간 선을 넘는 사람들이 있다. 마감이라는 어쩔 수 없는(?) 경우라면 이해하지만 그렇지 않은데도 늦은 시간에 일 관련 연락을 하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발송 예약 시스템을 이용한다. 그리고 보통 발송 예약 메일이 상대방의 메일함에 도착할 때쯤에는 내가 아침을 먹고 있거나 하루를 시작할 준비를 할 때이기 때문에 아침에 메일을 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나 조급함도 사라져 여유롭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셋째, 메일에 사용하는 문장은 최대한 다정하게.
업무에 대한 내용은 정확하게 표현하지만 그 이외에 인사나 메일을 끝맺는 말은 그날의 날씨나 이슈 등을 들며
최대한 부드럽고 다정하게 그리고 감사의 말을 곁들어 표현하려고 한다. 이메일은 얼굴을 보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방이 그런 의도가 없더라도 간혹 너무 차갑게 느껴지거나 무례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래서 최대한 그런 메일이 되지 않도록 노력한다. 간혹 메일에 조금 부당하거나 기분을 상하게 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경우에는 바로 답장을 하면 감정이 조절되지 않아 제대로 할 말을 못 하는 경우도 있어 조금 시간을 두고 이야기할 내용을 정리해 메일을 쓴다. 그럴 경우에는 다정하게의 요소는 살짝 배제하고 최대한 정중하고 정확하게 내용을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사실 이메일을 대하는 기준은 어느 정도 가지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글로 정리해본 적은 없었다.
그랬던 것을 글로 정리해보니 이메일에 대해서 조금 더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된다. 메일이나 휴대전화로 보내는 메시지 등은 사실 사람과 사람과의 소통을 얼굴을 보지 않고 하는 것이라서 오히려 오해나 혹은 상처를 받기 쉬운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 때문에 더 신중하게 단어와 표현을 고르게 되는 것 같다. 가끔 마음이 담겨 있다는 느낌이 드는 메일을 받을 때가 있다. 그러면 답장을 쓰는 내 손에도 마음이 담겨 저절로 다정한 문장이 된다. 그리고 내가 보내는 연락이나 메일도 상대방이 그렇게 느낄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해야지 다짐하게 된다.
메일은 빠르고 다정하게. 앞으로도 나의 일하는 방식에 하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