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과 기득권이 만들어낸 그들만의 못된 룰
서론
역사는 돌고 돈다. 역사는 단순히 과거의 일이 아니다. 미래를 보는 거울이다. 그래서 미래를 알고 싶으면 과거를 보면 된다.
현재 대한민국의 입시제도는 조선시대의 과거제도와 비슷하다. 과거제도는 처음에는 공정했지만 시간이 지날 수 록 불공정한 제도가 되어 사회발전의 발목을 잡았다. 지금의 대한민국의 입시제도도 점점 기득권에 입맛에 맞게 변화되어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가고 있다.
입시제도 개혁은 이해당사자가 매우 많은 민감한 문제다.
사교육시장과 연결된 이권들이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다.
사교육은 국회에 로비를 하고 국회는 사교육이 원하는 입시제도를 만든다.
사교육은 명문대 입시 맞춤형 수업으로 더 많은 학생을 명문대와 의대를 보내고 그 결과를 홍보한다.
그 홍보를 보고 부유층은 자녀를 그곳으로 보낸다. 하지만 서민은 보내지 못한다. 사교육비가 감당이 안 되는 것이다.
결국 그들만의 리그가 되는 것이다.
부조리의 연결고리
불공정 제도 > 사교육에 유리한 배경 > 공교육의 절망 > 기득권의 명문대와 의대 독점 > 부와 지위의 대물림 > 사회의 계층화 심화 > 불공정 제도의 고착화 > 국가의 쇠퇴
사교육시장의 룰 (소설형식)
대입 시험출제자인 나는 강남 모 학원의 실질적인 주인이다. 내가 시험출제자 이거나 주변 사람들 중에 출제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우리 학원에서는 우리가 앞으로 출제할 문제와 유사한 문제들을 많이 접하게 해서 우리 학원생들이 쉽게 명문대에 입학하게 지원하다. 당연히 결과는 좋았고 이런 소문을 들은 학부모들은 자신의 자식들은 그 학원에 보낸다. 아무리 학원비가 비싸도 서로 오려고 한다. 그래서 나는 계속 부자가 될 수 있다.
조선시대의 과거제도
조선 초기에는 양인이면 누구나 과거에 응시가능했다. 이 양인에는 귀족뿐만 아니라 평민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래서 평민도 소수지만 노력여하에 따라 관직에 나갈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선사회는 경제적으로 부유하고 관직에 나간 양인들과 그렇지 못한 양인들로 계층이 나눠지기 시작했다.상위 계층의 양인들은 생계와 상관없이 과거를 준비할 수 있었던 반면에 경제적으로 부유하지 못한 양인들 생계 때문에 그렇지 못했다.
그 결과 조선 중기로 가면 갈 수 록 양반이 된 양인들은 과거를 통해 관직을 독식했고 부유하지 못한 양인들은 평민이 되어서 과거에 나갈 수도 없게 되었다. 신분제가 고착화된 것이다.
신분제의 고착은 사회를 멍들게 했으며 양반들은 피지배 계층을 수탈했다. 가끔 훌륭한 왕이 있을 때는 조금은 사회가 좋아졌지만 그 왕이 붕어하면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조선후기에 들어서는 더욱 수탈이 가중되었고 참지 못한 평민들이 난을 일으켰는데 이것이 바로 동학농민운동이다. 결국 동학동민운동은 실패로 돌아가고 조선은 결국 일제에 나라를 빼앗기게 되었다.
대한민국 입시제도
대한민국도 초기에는 공교육은 확고했고 선생님의 권위는 대단했다. 지금처럼 학생인권을 따지면서 선생님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다. 대학입학시험도 학교수업만 열심히 하다면 서민의 자녀도 명문대 진학이 가능했다. 부모가 부유하면 대학입학에 조금은 도움이 되었을지언정 학생의 노력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수업의 질은 떨어질지 몰라도 제도는 공정했기 때문이다.
학력고사
대입시험은 단 한 가지 학력고사였고 전기와 후기로 대학들이 구분되어 있었고 시험점수로 그냥 경쟁했다.
수능 시험
단순 암기식 시험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창의력도 높여야 한다는 취지로 변경된 시험이다.
수능 초기에는 잠깐 동안 학교내신이 아닌 수능점수로만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다. 고등학교마다 학력 수준이 차이가 있어서 명문고에 있는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불리했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그나마 공정했다.
- 수능 정시
상당기간 동안 수능은 학교내신 성적과 수능점수의 혼합으로 평가해서 대학에 입학했다.
사실 수시는 예체능 학생들을 위한 제도였다. 문학적 재능이 특출 나지만 수학을 못하는 학생등을 배려한 제도였다. 대부분의 대학이 정시의 비율이 높았고 수시는 그 비율이 적었다.
- 수능 수시 (악용되는 수시제도)
수시는 예체능계를 위한 제도로 시작되었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 명문대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학생을 뽑는다는 명목으로 정시를 줄이고 수시 비율을 극단적으로 늘렸다. 이렇게 해야 수시를 통한 기득권층의 명문대 입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한통속인 것이다. 결국 수시제도는 부모들의 사회적 지위와 부유함을 이용하여 수능성적 외에 추가로 점수를 부여하여 기득권층에게 유리한 제도로 자리매김했다.
금수저들에게 유리한 룰 만들기 (소설형식으로)
나는 명문대 출신이고 한국사회에서 상위권에 있지만 나의 자식은 나만 못하다. 공교육에서 경쟁으로는 내 자녀의 명문대 입학이 어렵다. 이런 상황이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많은 상위권 사람들이 같은 고민을 했다. 그래서 수능점수 외에 가산점(수시에 활용)이라는 것을 만들기로 했다. 우리는 그런 것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으니까. 가산점제도는 학교 외 활동들을 통해서 받은 여러 가지 상장이나 발표, 논문 등에 참가하는 것이다.
혹은 제3 외국어 능력 점수 등으로 가산점을 받는다면 공교육에서 떨어지는 성적을 만회할 수 있다.
상장은 내가 아는 친구교수가 줄 것이고 논문은 대필을 활용하면 된다. 당연히 서민들은 여유가 없어서 하기 어렵다.
정원 외 입학
외국인 특례라는 제도인데 외국거주 한국인 학생들을 위한 제도이다.
대부분 부유한 계층이 유학 명목으로 외국에 거주하는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 것을 감안하면
기득권층을 위한 제도라고 판단된다.
제도 개혁의 방법은?
사실 매우 간단하다. 입시제도만 공정하게 바꿔도 매우 긍정적인 개혁이 가능하다. 자율형 사립고, 외고, 과학고의 의대입학을 제한하면 된다. 또 정시를 90%로 늘려도 가능하다.
하지만 공정한 출발선과 공정한 기회는 사회에 활력을 주지만 모든 사람들이 이런 개혁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제도의 변화는 사익과 공익이 충돌하기 때문이다.
사익의 주체인 사교육 시장과 상위계층은 당연히 지금 제도가 자신들에게 너무 좋다.
그래서 학생의 인권과 배움의 자유, 창의성을 이유로 반대할 것이 분명하다. 이유는 그럴 듯 하지만 실제 목적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룰을 바꾸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자녀들에게 조금이라도 공정한 사회를 남기고 싶다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입시제도를 공정하게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입시제도가 공교육만을 반영하게 된다면 이 시대에 학교에서 사라진 스승들과 개천의 용들이 다시 우리사회의 희망으로 나타날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