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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부엉씨 May 05. 2017

고부엉씨 브런치 이야기(1)

문자로 보는 고부엉씨

구독자 1000명이 넘었습니다!


사실 뭐 숫자만 놓고 보면 다른 작가님들에 비해서 대단하다고는 할 수 없겠습니다. 저도 눈이 있고 귀가 있기에;; ㅎㅎ... 그래도 왜, 연애할 때도 100일, 1000일 챙기지 않습니까? 그게 뭐 대단히 오래 만나서 그러는 게 아니잖아요. 그냥 기념이죠. 마찬가지로 계정을 운영하고, 글을 써온 사람으로서 이 "1000"이라는 숫자가 참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뿌듯하고 기쁘네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평소 레시피나 요리에 집중하느라 다루지 못했던 "고부엉씨", 저 자신에 대해서 좀 풀어보려고요. 크게 두 개의 글로 나눌 생각인데, 1편에서는 저의 블로거 생활 역사라든지, 왜 요리를, 그중에서도 이탈리아 요리를 좋아하게 되었는지 등 신변잡기적인 내용을 구구절절 적을 생각이고요. 2편에서는 제 브런치의 여러 통계자료를 보면서 일종의 결산을 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1. 고부엉씨 비긴즈(2014.04 ~ 2016.08)


1.1 고부엉씨

인터넷에 꾸준히 글을 올리기 시작한 것은 2014년, 딱 요맘때(4~5월)였습니다. 블로그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네이버에 블로그를 개설한 것인데요, 그때 "고부엉씨"라는 닉네임이 탄생했죠.

 '왜 고부엉씨냐'고 궁금하실 수 있는데요, 제가 생긴 것이 부엉이를 닮아서, 저의 출신 학교의 상징물이 부엉이라서 등등의 설이 존재합니다. 그러한 부분들이 닉네임을 정할 때 어느 정도 영향이 있긴 했으나, 결정적인 이유는 이것입니다.


안녕하새오 부엉이애오 뱃속에 새끼도 이써오

 부산에서 상경할 때 자취방으로 가지고 온 부엉이 조각입니다. '지혜의 상징인 부엉이가 있으면 공부를 잘할 것 같다'는 생각에 둔 것인데, 블로그를 개설하면서 닉네임을 고민하다가 이것이 눈에 띈 것이죠. 그리고 저의 성인 "고"와 "부엉이"를 합치게 되었고, 그대로 두면 약간 밋밋한 느낌이 있어 "고부엉씨"로 바꿨습니다.


1.2 고부엉씨의 둥지

블로그 이름을 닉네임에 맞춰 "고부엉씨의 둥지"라고 정한 후,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전혀 상상이 안 가시겠지만 블로그 개설 당시 주력 콘텐츠는 영화 리뷰였어요. 이후 운영에 탄력이 붙으면서 맛집, 음악, 드라마 등 많은 내용을 다루다보니, 6개월 정도 무엇이 주력이라고 말할 수 없게 되었네요. 2015년 들어와서는 여자 친구와의 데이트 코스를 기록한 게시물의 비중이 상당히 늘었습니다.


블로그 카테고리


1.3 파견 일기와 부엉이 모이주기

2015년 2학기에 영국으로 파견학생을 가게 됐고, 이로 인해 제 블로그는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됩니다. 3개월간의 영국 생활을 빠짐없이 기록한 [파견일기]라는 연재물 때문인데요. 이것이 특별히 의미 있는 것은, 드디어 '요리 포스팅'이 블로그의 정식 콘텐츠로 편입되었기 때문입니다.

 영국으로 떠나기 직전, 그러니까 2015년 여름 정도부터 유튜브의 요리 영상들을 접하며([랜선 요리교실] 참조) 요리에 대한 관심을 키워갔습니다. 그러던 차에 영국에서 각종 요리 재료를 실제로 보고, 그 관심을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한 것이죠.



 [부엉이 모이주기]라는 시리즈로 연재한 이 요리 글의 초기 모습은 지금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지금의 형태와 비슷하게 갖춰가기는 했지만, 문체나 내용은 차이가 컸어요. 오랜만에 보니까 저도 감회가 색다르네요~

 그렇게 시작한 요리 포스팅이 교환 학생 이후 제 블로그의 주 콘텐츠가 되었습니다. 네이버를 떠난 지금도 브런치에서 이어지고 있으니 [부엉이 모이주기]가 제 브런치의 뿌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네요!


2. 브런치 시절(2016.08 ~ 2017.05)


2.1 왜 브런치인가?

본격적인 취준 생활의 시작으로 블로그 활동이 위축된 상태이기는 했지만, 간간이 핵심적인 콘텐츠는 업로드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굳이 플랫폼을 바꿀 이유가 없었던 것이죠. 그런데 그때, 그런 결심을 하게 만든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당시 저는 블로그에 제가 좋아하는 노래와 매달 출시되는 신곡에 대한 콘텐츠를 작성하고 있었어요. 조회수가 꽤 나오는 효자 콘텐츠였는데요. 해당 콘텐츠에 음반 정보를 첨부해야 했으니 네이버 뮤직이 매우 중요했죠. 그런데 갑자기 네이버 뮤직 앱이 업데이트되면서 말 그대로 개판이 된 것입니다. 결국 저는 '굳이 네이버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다른 플랫폼을 찾았죠.


 그때 발견한 것이 브런치였습니다. 주변에서 추천을 받기도 했고, 제가 보기에도 뭔가 특별해 보였거든요. 입사 원서 넣듯이 작가 신청을 보내고 마음 졸였던 때가 떠오르네요... 그렇게 브런치를 알게 되고, 시간 관계상 제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하나의 주제, 요리에 대한 글만 작성하기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2.2 왜 요리인가?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요리하는 게 정말, 제일 재밌어요. 평생 책상머리에서 공부만 했던 제가 처음 발견한 창조적 행위라고 할까요...?

 아닌 게 아니라, 저는 스스로 항상 예술가적인 기질이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음악, 미술, 영화처럼 무엇인가 창조하는 일을 하고 싶었죠. 하지만 작곡하는 법, 그림 그리는 법, 영화 찍는 법은 괜히 어렵고, 딱히 배울 생각도 들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요리는 그렇더라고요.

 자취생이다 보니 어느 정도 요리에 대한 접근성이 좋았던 것도 작용한 듯해요. 결국 요리는 물감이나 음표 대신 식재료를 이용한 창조적 행위... 이기 때문이랄까요? 적어도 제가 이해하기로는 그렇습니다.


2.3 왜 이탈리아 요리인가?

글쎄요, 저도 왜라고 꼬집어 이야기하기는 힘들겠는데, 굳이 이유를 찾자면 이렇습니다.

 이탈리아 요리는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동시에 오해도 많은 요리법이기 때문에 글감이 많이 나오기도 하고, [랜선 요리교실]에서 언급한 것처럼 제가 주로 접해온 레시피 영상이 대부분 이탈리아 요리와 관계되었다는 것도 영향이 있었겠네요.

 제 입장에서 생각하는 이탈리아 요리의 또 다른 장점은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고정되어있는 레시피(물론 실제는 그렇게 간단치 않더라도)를 찾기가 쉽다는 것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창조적 행위'로서의 요리를 나름 진지하게, 오랫동안 하고 싶은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기초랄지, 뿌리 같은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제가 천재라면 그냥 아무 재료나 사서 뚝딱뚝딱하겠지만, 그게 아니니...


3. 앞으로(2017.05 ~ )


3.1 매거진 구조

나름 체계가 잡혔다고 생각합니다만, 최근 가장 큰 고민은 매거진 구조입니다. 레시피(또는 요리)에 집중하는 브런치를 만들어가기 위해 5개의 매거진을 만들어 놓은 상태인데요.



 그러다 보니 브런치에서 진행하는 이벤트나 경연에 참여하는 것이 상당히 제한되었습니다. 보통 매거진 하나당 20~30개 글을 요구하니까요... 처음에는 '그런 것에 흔들릴쏘냐'하고 제 머릿속의 구상을 고집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과연 현행 매거진 구조가 실효성이 있는 것인지, 그냥 자기만족 아닌지 하는 생각도 많이 듭니다.

 아, 물론 매거진 구조를 바꾸기만 하면 이벤트에 당연히 당선될 것이다, 이런 건방진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오해는 말아주세요...! 그냥 이 상태로 계속 가면 도전 자체가 불가능하니까 하는 말이에요.


 매거진에 대해서는 고민을 거쳐서, 조만간 바꿀 수도(안 바꿀 수도...) 있을 것 같고요, 그와는 별개로 장차 다른 작가님들과 함께하는 매거진, 이런 거도 해보고 싶기도 합니다.


3.2 향후 계획은?

장, 단기적으로 매거진 이외에 특별히 변화를 줄 것은 없을 것 같네요.

 지금 당장의 계획은, [고부엉씨 브런치 이야기]랑 [피자 개론] 시리즈를 마무리 짓는 것이고요. 부수적으로는 과거 작성한 글들의 보수/보완 작업이 있을 것 같습니다. 옛날 글을 읽어보면 문장이나 논리가 어색한 부분이 많아서 차근차근 좀 고쳐나가야 할 것 같아요.


3.3 롤모델이 있다면?

존경하고 닮고 싶은 분은 참 많은데요, 전반적으로 봤을 때 '글 쓰는 요리사' 박찬일 셰프가 저의 롤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분의 삶이라든지, 성격, 그리고 요리를 보면 제가 추구하는 바와 상당히 맞아떨어진다고 할 수 있거든요.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자면, 요리에서는 댄 바버와 마시모 보투라, 콘텐츠 측면에서는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선생님의 행보를 보고 많이 배워가고 싶네요.


3.4 마지막으로 철학, 비전, 가치관... 같은... 거?(취준생 공식 질문)

실용적인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개인적인 감상이나 심상보다는 개념이나 논리를 깊게 파고들고 싶어요. 실제로 그렇게 글을 쓰려고 노력하는 편인데요, 어떤 요리 또는 그것에 대한 레시피를 두고,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상황에 맞게 개선할 수 있을지'등을 탐구하는 것이죠. 개인적으로는 그런 글을 '레시피에 대한 레시피'라는 의미에서 "메타 레시피" 정도로 부르고 있습니다(괜히 거창...)

 요리에 대해서는 장차 식재료, 식문화에 대해 공부를 계속하고 싶어요. 아무래도 궁극적인 목표는 현지화(Localization)겠죠? 이탈리아 요리를 기초로 삼은 만큼, 이탈리아 요리에 우리 땅에서 나는 재료를 잘 적용해서 저만의 창조적인 레시피를 만드는 것이 꿈이에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빨리 취직해서 좀 안정적으로 글을 쓸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최근에는 좀 정신이 없는 탓에 글을 정기적으로 올리지 못하는 것이 큰 한입니다. 이 글도 엄청 힘들게 쓰고 있습니다ㅠㅠ




그 어떤 주제보다, 자기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것 같네요. 어째 쓰고 나니 아무 말 대잔치가 된 느낌이...ㅋㅋ 어쨌든 브런치 이야기는 2편에서 계속됩니다! 2편은 좀 가벼운 글이 될... 것 같지만 실제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죠... 곧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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