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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부엉씨 Jan 27. 2017

랜선 요리교실(3)

심화반

마지막 과정은 이탈리아 요리입니다


본격적으로 요리를 시작하고 인터넷에 글까지 쓴지는 1년 반 정도 된 것 같은데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 것은, 제가 이탈리아의 전통적 레시피를 주로 찾는다는 것이죠. 물론 저는 이탈리아인 친인척도 없고 이탈리아 말도 할 줄 모르고 심지어는 이탈리아에 가본적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자꾸 이탈리아 타령을 하는데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만, 그 중 가장 결정적인 것은(나머지에 대해서는 차차...) 바로 유튜브 선생님들이었어요.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요리법답게 유튜브에서도 다양한 이탈리아 요리 동영상을 찾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모두 유익하고 재밌죠. 하지만 그중에도 제가 특별히 아끼는 몇개의 채널이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랜선 요리교실]의 마지막 글인 오늘 [심화반]에서는, 유튜브의 수많은 이탈리안 레시피 채널 중 제가 가장 신뢰하고 많은 도움을 받아온 선생님들을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1. Yellow Saffron

[실전반] 시간에 보았던 FoodWishes와 비슷한 느낌의 채널입니다. 이탈리아 요리 블로그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인데요, 원래 이탈리아어로 촬영된 영상을 영어로 더빙해 올려놓은 곳이에요. 이탈리아어 버전은 Giallo Zafferano라는 채널에 별도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사족을 달자면, Yellow SaffronGiallo Zafferano는 "노란 사프론"이라는 말을 각각 영어와 이탈리아어로 한 것이죠.


(당연하지만)영어 채널보다 레시피 숫자도 많습니다


 이탈리안 레시피를 찾는 저에게는 매우 귀중한 채널이에요. 말씀드렸다시피, 이탈리아 사람입니다. 그리고 나름대로 전통적인 레시피를 설명해주려고 노력한다는 점도 좋아요.

친절하신 소냐 이모


 굳이 이탈리아에 얽메이지 않더라도 이 채널은 매우 실용적이고 유용한 영상을 제공합니다. 영상 시작부터 필요한 재료를 계량적으로(비록 단위가 다르긴 하지만...) 제시해주는 것이 편하고요. 조리 과정을 체계적이고 깔끔하게 제시해주기 때문에 원하는 레시피를 배우기는 안성맞춤이죠. 레파토리도 간단한 파스타 요리부터 굉장히 복잡한 베이킹까지 스펙트럼이 아주 넓습니다.


 다만... 재미는 없을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전형적인 레시피 채널이거든요. 원래 이탈리아 요리라는게 계량도 대강대강하고 조리 과정은 정감가고 시끌벅적하고... 하여간 그런 느낌이 있는데, 아주 통제된 환경에서 조리과정만 딱딱 설명되는 것을 보면 그 느낌은 없더라구요.

 따라서 저는 그냥 이 채널을 교과서 또는 표준 정도로 받아들입니다. 다른 식으로 표현하자면, 가장 신뢰하는 자료라고 할 수 있겠네요. 다양한 이탈리안 레시피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면 참고할만하다고 생각합니다!




2. Gennaro Contaldo & Antonio Carluccio

나이가 지긋하신 두 할아버지는 요리에 관해서는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분들입니다. 두 분 모두 영국에서 활동하고 계시고, 이탈리아 사람이고, 유튜브 채널에 다양한 레시피를 올려줍니다. 특히 안토니오 칼루초는 '까르보나라 할아버지'하면 다들 아실 것 같네요.

 하지만 제가 이 두사람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그들로부터 특정한 레시피 이상을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이탈리아라는 이미지와 (별로 좋아하는 말은 아니지만) 감성이죠.


 젠나로 콘탈도는 괄괄한 목소리와 다양한 표정, 과장된 몸짓이 재미있는, 아주 활기찬 분입니다. 한마디로, 매력적이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젠나로 콘탈도의 인간적인 매력에 빠지는데요. 지난 [실전편]에서 소개해드린 제이미 올리버도 그런 사람들 중 한명입니다. 실제로 제이미 올리버가 아버지처럼 따르고 존중하는 사람이라고 하네요.

 반면 안토니오 칼루초는 굉장히 정적입니다. 풍채좋고 인상좋은 할아버지인데 좀처럼 목소리 톤도 올라가는 법이 없습니다. 그는 BBC의 요리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하면서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졌고, 영국과 이탈리아 양국에서 모두 훈장을 받기도 했으며 큰 규모의 레스토랑 체인을 경영하기도 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젠나로 콘탈도와 제이미 올리버의 인연은 바로 안토니오 칼루초의 식당에서 시작됐죠.



 두사람은 실제로 주방 안팎에서 함께 일한 동료이자 절친한 친구입니다. 제가 굳이 두사람을 한번에 소개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죠. 특히 함께 출연한 BBC의 TV 시리즈 [Two Greedy Italians]는 아주 명작이거든요. 두사람이 함께 이탈리아를 여행하고, 요리와 삶,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인데 배울점이 많습니다. 한국에서 볼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다시피하지만 저는 운좋게도 유튜브에서 한번 볼 수 있었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어둠의 경로죠? 지금도 그 계정이 남아있는지 모르겠네요.


 어쨌든 무슨 수업이든, 선생님이 재미있고 좋으면 공부가 더 잘되는 법 아니겠어요? 이분들은 어떤 레시피보다도 제가 이탈리아 요리 그 자체에 빠지게 만드셨으니, 저의 가장 좋은 선생님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안토니오 칼루초는 한 인터뷰에서 "요리는 사랑의 행위"라고 말했습니다.(1) 먹을 것을 만들고 함께 나누는 일은 사랑을 표현하고 느끼는 가장 원초적인 방법이 아닐까싶네요. 이번 기획을 통해 소개해드린 유튜브 채널을 이용하셔서 여러분의 사랑을 더욱 쉽고, 맛있게 표현하셨으면 해요!


 이렇게 또 하나의 기획을 끝냈군요. 언제쯤 다시 요리를 할 수 있을지... 아마 설을 보내고 2월 초쯤이면 다시 서울로 올라가지 않을까 싶은데 그때가 되면 할 수 있겠죠. 빨리 서울에 있는 저의 본거지로 돌아가 레시피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네요!


 그러면 새해 복 많이받으시고,

 감사합니다~



(1)출처가 꽤 다양한 말입니다만, 저는 그냥 그사람한테 들었으니 그렇다고 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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