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세일 Feb 15. 2024

   
사랑은 두 종류다.

영화 '우리 사랑일까요?' 리뷰 

사랑은 두 종류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있고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사랑도 있다. 전자의 사랑은 아픔이고 고통이다. 비극으로 끝나는 과정을 보면서 역설적인 사랑의 아름다움을 보며 감동한다. ‘메디슨카운티의 다리’가 대표적인 영화가 아닐까?

반대로 후자의 사랑은 즐거움이기에 누구나 사랑을 하고 싶은 욕망을 갖게 한다. 로맨틱 영화를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연인과 함께 분위기 좋은 영화를 보는 커플은 자신도 사랑을 하기에 마냥 즐겁다. 그 옆에서 홀로 영화를 보는 친구가 있다면 자리를 잘못 잡았다는 탄식이 있겠지만…….
그럼에도 홀로 로맨스 영화를 굳이 보는 이유는 사랑이 시작되는 장면을 보며 아직도 가슴이 뛰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사랑에 대한 환상은 삶을 긍정적이고 풍요롭게 만든다. 사랑에 대한 이론은 머릿속에 그득하기에 상담은 많이 해줬지만 정작 본인은 현실에서 맹탕이었다. ㅠ ㅠ 

로맨틱 영화의 전형적인 구성은 첫눈에 반한 주인공들이 티격태격하며 사랑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보통 3초 안에 사랑이 시작되기에 운명적으로 그려진다.      
‘우리 사랑일까요’
도 이 방식을 벗어나지 못한다.       



갓 대학을 졸업한 사회 초년생 올리버(애쉬톤 커처)는 LA 공항 입구에서 연인과 싸우고 있는 에밀리(아만다 피트)를 보게 된다. 물병을 연인에게 던지고 있는 성질 다 부리는 그녀를 보면서 올리버는 속으로 “뭐 저런 여자가 다 있어?”란 생각했을 것이다. 공항 로비에 앉아 흥분된 마음을 추스르고 있는 그녀를 바라보면서 두 사람의 눈길이 마주친다. 5초쯤 지난 것 같다. 

실수로 음료수를 엎지른 올리버가 기내 화장실에서 옷을 닦으려 할 때 노크 소리가 들린다. 승무원인 줄 알고 문을 열었더니 에밀리다. 두 사람은 그 좁은 공간 속에서 사랑을 나눈다. (로맨스 영화 많이 봤지만 이렇게 예의 없이 온몸으로 시작하는 사랑은 처음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영화는 파격적으로 시작이 된다. 소심하지만 장래의 비전도 확실하고 바르게 살아온 남자와 첫눈에 보아도 날라리풍인 개방적인 여자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누군가와 함께 영화를 본다면 기본이 팝콘 세트다. 
극장에서의 데이트는 다 그렇게 하는 줄 안다. 팝콘을 먹다가 우연히 스친 상대방의 손길을 보너스로 챙길 수 있는 설렘도 있지만 보통은 남아있는 팝콘의 양에 따라서 그 영화의 재미를 판단할 기준도 된다. 팝콘이 많이 남아있는 것은 영화가 재미있다는 증거다. 왜냐하면 영화에 몰입되니까 팝콘에 손이 갈 여유가 없다. 그러나 영화가 재미없다면 그 지루함을 이기기 위하여 손과 입이 열심히 노동할 수밖에 없다. 



'우리 사랑일까요'는 전반부에 연신 손이 팝콘으로 향하게 하는 영화다.
전반부는 별 매력이 없다. 특히 로맨스 영화가 몸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설정이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 (성에 대해서만큼은 보수적인가 보다^^).
특히 영화의 전편에 등장하는 애쉬톤 커처의 장발은 끔찍하게 어울리지 않는다. 그의 머리만큼 영화의 초반부는 재미없고 어색하게 진행이 된다. 그의 머리가 짧게 잘렸을 때부터 영화는 로맨스 영화로 자리 잡기 시작한다.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를 본 사람이라면 “이거 짝퉁 아니야?”라고 생각할 정도로 비슷하게 영화는 진행된다.     
비행기 화장실에서의 짜릿한 기억 때문인지 올리버는 에밀리에게 많은 미련이 있지만 그녀에게는 바람처럼 스쳐 간 짧은 즐거움에 불과했다. 3년의 세월이 흐르고 에밀리는 수첩 속에서 올리버의 전화번호가 적힌 메모지를 발견한다. 언제나 사랑의 주도권은 에밀리가 가지고 있다. 그녀는 주저하지 않고 전화한다.      

“커피 한잔할래!”   

올리버는 신이 난다.     
이렇게 해서 그들의 두 번째 만남이 시작되지만, 그것으로 만남은 끝이 난다.
두 사람에게 이미 연인이 있기 때문이다. 올리버는 에밀리를 위하여 자신이 아끼는 카메라를 선물했는데 이것이 계기가 되어 에밀리는 사진을 찍으며 생활한다. 시련의 아픔 때문에 에밀리를 찾아간 올리버는 그녀도 연인과 헤어진 것을 알게 된다. 그 시간을 통해 두 사람은 조금씩 서로의 간격을 좁혀 나간다. 야외에서 밤하늘의 별을 보며 그들의 몸은 다시 하나가 된다. 올리버는 사랑인 줄 알았다. 그렇지만 에밀리에게는 남자가 있다. 그런데도 육체적으로 자유스러운 에밀리를 보라! 그러니 착한 올리버가 헷갈릴 수밖에…….ㅠㅠㅠ          


어느 날 올리버는 에밀리의 집 앞에서 서툰 기타 솜씨로 사랑의 노래를 부른다. 이웃집의 모든 사람이 나와 구경할 정도로 감동이었지만 에밀리는 “나 약혼했어!.” 차갑게 돌아서지만, 그녀는 흔들리고 있다. 에밀리는 올리버가 주고 간 사진기 속에서 한 통의 필름을 발견한다. LA 공항에서 처음 만났을 때 올리버가 자신을 찍어준 것이다. 이 사진을 보며 에밀리의 마음이 휘청거렸다. (그래서 헤어진 연인들은 사진을 보며 더 아파하지)   
에밀리!. 
그녀는 이제야 자신의 진짜 사랑이 누구인지 안다. 자신의 사랑을 찾아 올리버에게 가지만 그녀 앞에는 검정 예복을 입은 올리버가 있다.     
마지막 장면의 대사  

“너무 늦었어! 난”
“늦지 않았어!"    



뻔한 결말이 보이는 반전은 재미를 반감시키는 약점이 있고 아무래도 '해리와 샐리를 만났을 때'와 비교할 수밖에 없는 영화지만 아만다 피트의 매력이 영화를 끝까지 볼 수 있도록 인도해 준다. 3초 안에 결정된 사랑은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리 마음에 와닿지 못하는 것은 운명적이라고 할 만큼 두 사람의 사랑이 다가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마음의 여유를 누리는 시간이 있다면 누구든지 자신에게 찾아올 사랑을 꿈꾸는 것도 삶의 여유로움이 아닐까?^^.     
젊은 층이라면 배경음악에도 관심이 갈 것 같다.


‘우리, 사랑일까요?’ OST 중에서      
 ‘Brighter Than Sunshine’입니다.      


https://youtu.be/xD_1OPnHQgE?si=bpc9XNcJhDx05HAN


       





매거진의 이전글 원더풀 이민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