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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일 Jun 11. 2024

쎄일의 독서 일기

( 24년 6월 3일)

1. 오늘, 나만의 순간 줍기 (1일 일줍 – 나만의 순간 모으기, 나를 즐겁게 한 것)


3년 전 지리산에서 꽃을 재배하는 친구가 보내준 수국이 예쁘게 자라 탐스러운 꽃을 피웠다. 아내는 빌라를 예쁘게 꾸미겠다며 헌신적으로 치우고 청소하며 자신의 집처럼 가꾸고 있다. 난 이기적인 모양이다.

”뭐 하러 그렇게 열심히 해? “
”우리가 사는 집이잖아 “

계단에 수국 화분을 진열해 놓고자 하는 것도 아내의 아이디어였고, 친구는 꽃값을 극구 사양하며 수국을 보내주었기에 꽃이 피면 아내는 고마움을 이야기한다. 얼굴도 모르고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꽃을 사랑하는 친구답게 마음씨도 예쁘고 곱다. 반려동물을 자식처럼 여기고, 꽃 한 송이를 보며 아름다움에 반하는 세상인데 왜 마음은 거칠어지고 있을까?

내 창에도 수국 한 송이를 꺾어 꽃병에 꽂아두었다. 꽃말이 ‘진심과 변덕’이란다. 이율배반적이기에 상대의 마음을 잘 읽어야 한다.

너를 향한 내 마음은 진심이야!! “

수국으로 가득한 세상을 보고 싶다.

2. 오늘의 독서

1) 배경음악(my playlist)


”우리 소문이 무성해요. “
서로의 남편과 아내가 바람을 피운다는 것을 알게 된 차우(양조위)와 리첸(장만옥)
"우리는 그들과 다르다"는 생각으로 거리 두기를 하지만 어깨를 옆으로 해야만 지날 수 있는 좁은 골목처럼 두 사람의 마음이 밀착된다. 자신도 모르게 불륜이라는 관계 속으로 빠져들었기에 서로를 위해 이별하기로 한다. 애처롭게 흐르는 리첸의 눈물을 바라보는 차우의 공허한 눈동자. 서로를 간절히 원하지만, 불륜이라는 장벽 때문에 두 사람의 격정적인 감정은 숨겨질 수밖에 없다.
이들의 간절하고 애틋한 사랑은 쓸쓸함과 외로움을 드러내는 첼로의 깊은 저음을 통해 슬픔으로 다가온다.

영화의 곳곳에서 두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는 ‘Yumeji's Theme’다.

화양연화(花樣年華)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순간’이란 뜻이 있지만 차우와 리첸에게는 가장 아프고 슬프게 기억되는 순간이다. 그러나 사랑은 이 시간마저도 화양연화라 부른다. 많은 관객이 인생 영화로 기억하는 것은 차우와 리첸의 사랑에 공감하기 때문이다.

https://youtu.be/bOq_jnvDXV8?si=Js197A8hxx0cRLIv


2) 독서

(1) 제목: 매일 읽기로 했습니다
(2) 저자: 황 보름
(3) 읽은 페이지 : 50p부터 100p까지

(4) 기억하고 싶은 문장

‘비싼 비행기표 대신 7만 원짜리 조명을 침대 옆 테이블에 놓아두고 밤이 오길 기다린다. 밤이 오면 조명을 켠다. 조명 빛을 받으며 침대에 반쯤 누워 책을 읽는다. 내가 누릴 수 있는 최대한의 낭만이 지금 이 시간, 이 공간에서 발현된다. 감각은 오로지 책으로만 뻗어 들어간다.
침대와 책과 밤, 그리고 조명만 있으면 우리가 있는 이곳이 어느 나라, 어느 도시, 어느 골목, 어느 카페가 된다. 우리는 밤마다 낭만적인 인간으로 되살아나 어느 아름다운 이미지 속 인물이 된다. 다른 누군가에게 책을 읽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하지만 본인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책을 읽는 것뿐인 한 인간이.’

(5) 생각이나 느낌 쓰기


등대, 벤치, 책상 스탠드는 좋아하는 이미지다.
등대는 홀로 바다를 지키기에 외로움과 쓸쓸한 감정을 갖고 싶을 때 쳐다본다. 휑하니 떠나면 좋지만 ㅠ

벤치는 책과 연관이 된다. 우거진 숲에 놓여있는 자그마한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다. 햇살보다 시원한 바람이 좋은 날씨를 뺨에 느끼며 텀블러에 담긴 커피를 마신다.

책상 스탠드 조명은 밤에 어울리는 전구색 전구가 달린 원색을 좋아한다.
빨강, 노랑 스탠드가 대표적인데 몇 개를 바꿔 사용한다. 매일 접하는 것이기에 싫증을 느끼지 않는 고급스러운 제품을 갖고 싶은데 능력밖이다. ㅠ.
윤광준 저자의 ‘생활명품’을 읽으며 이태리제 ‘아르떼미데 톨로메오’ 스탠드를 알게 되었다. 첫눈에 반해 사고 싶어 검색했더니 가격이 자그마치 70만 원에 가깝다 (이럴 때 찾아오는 진한 슬픔...)

황 보름 작가에게는 침대와 조명이 독서의 필수품인 모양이다. 이유는

‘침대라는 공간에 밤과 조명이라는 향신료를 뿌리자 낭만이 찾아왔다.’

멋지지 않은가?

늦은 밤까지 홀로 깨어 전구색 조명을 밝히고 책에 빠져드는 것은 확실히 낭만적이다. 거기에 배경음악과 식어버린 커피도 있다면 그 시간을 기꺼이 즐긴다.

침대도 있으면 좋으련만 방이 좁아 침대를 놀 공간이 없다. 에어컨도 없고 (한 집에 살고 있는데 마누라와 아들은 침대와 에어컨이 있다. 치사한 것들!!)
그러나 내 독서습관은 책상 위에서 읽는 것으로 고정되어 있기에 자세를 흩트리며 읽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북스탠드와 과다한 필기도구와 노트만 있으면 만족한 독서환경이 만들어진다. 변덕이 심하기에 이들은 쉽게 바꿀 수 있을 정도의 가격이다. 요즘 사용하는 조명스탠드는 알리에서 구입했는데 만족한다. 북 스탠드는 가장 비싼 걸 선호하는데 아크릴 제품으로 5만 원 정도고 역시 높이 조절을 할 수 있다. (책과 눈높이가 맞는 것을 좋아한다)

‘추구하는 고유한 취향과 안목은 삶의 지향점이고
책은 그 방법이고
낭만은 꿈꾸는 삶의 동행자다.’

자신이 원하는 삶과 가까워지고 있다면 만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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