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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요 Jul 13. 2022

가족과 인연을 끊었습니다.

가족관계, 안 괜찮아도 괜찮아요.

지금 부모님과 잘 지내고 있나요?

혹은 가족들과 편하게 지내고 있나요?

가족과의 관계가 편치 않다면 그 마음은 괜찮으신가요?






저는 오랜 고민 끝에 가족과 인연을 끊었습니다. 

더 이상 불행하고 싶지 않아서 가족과의 인연을 끊는 선택을 했지만 

자유를 느끼기도 전에 죄책감이 먼저 찾아왔습니다. 



한 동안은 '엄마'라는 단어만 들어도 눈물이 줄줄 흘렀습니다.

출근하다가 울고, 길을 걷다가도 울컥울컥

수시로 감정이 올라왔습니다. 



가족이란 게 참 신기합니다.

지긋지긋하다가도 애틋한 마음이 들고야 마는 이상한 관계.



저는 3년 전부터 가족과 거리두기를 하고 있습니다.

저희 가족은 다섯 식구인데요.

아빠와 할머니와는 모든 관계를 끊었고

엄마와는 가끔 카톡으로 안부를 묻는 정도,

오빠와도 간간히 카톡만 주고 받습니다. 

가족과 관련된 어떠한 일에도 저는 참여하지 않습니다. 



가족의 생일에도

가족 중 누가 아파도

집 안에 큰 행사가 있어도

저는 관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신경이 쓰일수록 신경을 끄려고 노력합니다. 



누군가는 이런 저에게 '못됐다'고 하고

또 누군가는 '독하다'고 합니다. 

또 가끔은 '부모가 불쌍하다'고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처받고 웅크린 저를 먼저 토닥여줘야 했습니다. 

죽어야만 끝날 것 같았던 고통을 끊어내고 싶었거든요. 

그렇게 모든 비난을 뒤로하고 시작한 선택은

죄책감으로 휩싸였다가 이내 분노로 바뀌었고,

시간이 흘러 이제는 제가 그토록 바라던

자유롭고 고요한 상태로 향하는 중입니다. 






엄마에겐 미안하지만 저는 태어나 가장 평화롭고 행복한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 글은 저와 같이 가족 관계가 불편해진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누구에게도 이해받기 힘든 일이잖아요.

터 놓고 말하기에도 껄끄럽고 불편한 감정이기도 하고요.

제가 그랬던 것처럼 혼자서 외롭게 지옥을 겪고 있진 않길 바랍니다.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괜찮아요.



지금은 서로를 위해 잠시 떨어져 있는 기간이라고 마음 편하게 생각하세요.

가족이라고 늘 살 부비며 지지고 볶고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내 가족을 더 편하게 바라볼 수 있을 때

그때 만나도 괜찮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그저 내게 주어진 삶을 잘 살아내면 되는 것입니다. 

그래도 됩니다. 



그 시간이 너무 늦어버리면 어떡하려고 그러느냐고

그러다 더 큰 후회를 하게 되면 어쩌려고 그러느냐고

그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제 결론은 "그래도 어쩔 수 없지요"입니다.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태어난 이상 이 삶은 저에게 주어진 삶이지 가족을 위해 사는 삶이 아닌 것이죠.

내 삶을 사는 것이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가족 관계에 매몰되어 내 인생을 불행으로 몰어넣지 마세요.



누구를 위해 희생하고, 고통받고, 포기하는 것은 

이제 그만두었으면 좋겠습니다. 

온전히 내 삶을 살 수 있을 때 우리는 더 행복해질 것입니다. 



제가 온전히 나만 생각하고 내 마음을 제대로 보려고 노력했던 3년 동안 깨달은 건 단 한가지입니다. 



내가 가장 소중하다.



저와 함께 이야기하며 여러분도 저와 같은 결론에 닿았으면 좋겠습니다. 



온전히 나로서 완전하게 살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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