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몇 차례에 걸쳐 공모전들에 나의 원고를 드러냈다. 발표가 다가올수록, 나도 모르게 신경이 한 방향으로 쏠렸다. 그것은 휴대폰 알림이었다. 제출을 끝내면 왠지 모를 후련함과 아쉬움, 동시에 묘한 떨림이 응얼거린다. 그 불쾌한 긴장감은 발표 당일 극에 달했다.
하루에도 수십 통의 문자가 나의 신경을 곤두세웠다. 그러나 전부 [WEB발신] 문구와 함께 광고나 일용직 구인 메시지뿐이었다. 요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많이 터졌는데, 대체 이놈들은 내 번호를 어떻게 알고 연락을 한 것인가. 지난날, 무심결에 연락처 수신 동의를 표시했던 내가 미웠다.
그들은 아침부터 줄곧 나의 생사를 확인했다. 할인 이벤트, 주말 쿠폰 알림, 신규 상품 안내까지 전부 친절한 아침 인사와 함께 URL 주소를 남겼다. 때로는 이상하게 느낀 부분도 있다. 몇 번 이용한 적도 없었는데 늘 자신을 이용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꾸벅이기 때문이다. 아득바득 더 많이 할인되는 쿠폰을 쓸 때만 지갑을 여는 체리피커에 불과한데 말이다. 그럼에도 유독 내 신경을 긁어버리는 문자가 있었다.
"안녕하세요. OO센터 채용팀입니다. 내일 근무하실 단기 사원님을 모집하오니 많은 지원 부탁드립니다."
구인 광고는 나를 더 비참하게 만든다. 여전히 나는 작가가 아닌 일용직 노동자로 불렸다.
정작, 도착했으면 하는 공모전 수상 연락은 온데간데없었다. '내가 혹시 전화번호를 잘못 적었나?' 멍청한 의심도 했다. '아니면 수북이 쌓이는 문자들에 묻혀 버렸나?' 스크롤을 내려가며 지난 한 달의 수신 내역을 훑었다.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전송이 안된 것은 아닐까? 아님 갑자기 네트워크에 문제가 생겨서 내 글만 다른 우주로 날아가 버렸다거나. 그것도 아니면, 하필 내 원고를 읽을 차례일 때 벼락 하나가 지구의 수많은 회사들 중 출판사에 떨어져서 글이 삭제된 거 아니야?
나는 글의 허점보다 내게 일어날지 모르는, 터무니없는 그런 천재지변만 떠올렸다. 우주의 기운만 생각했다. 아니 차라리 그러길 바랐다. 단 하루 만에 나는 초라해졌다.
자기혐오의 시간이 다가오면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을 몸에 새기고 싶다. [WEB발신]과 더불어 지인들의 연락마저 탐탁지 않다. 정말이지 핸드폰을 던져버리고 싶다. 아무도 모르는 곳을 찾아가 존재를 지우고 싶다. 그렇게 심장이 차갑게 식어갔다.
꿈을 좇는 사람들에게, 그들을 위한 [WEB발신]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