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모기

미안, 널 받아 줄 여유가 없나 봐-

by 두근거림

잠들 때까지,

온종일 기다린

날갯짓을 시작한다


질금거리는 침

사과를 말하고


귓가 흔드는 목소리

용서를 의미한다면


숨겨운 한 끼 식사

미워할 수 있을까


서투른 마음

고된 삶에

알지 못했다.




도서관에 앉아 있었다. 유독 집중이 되지 않아 생각을 떨쳐버릴 겸 잠시 눈을 감았다. 복잡한 심경이 전신을

훑는다. 방해하지 않았다. 시간이 필요했으니까.


눈을 떠보니 내 오른 손에 모기 한 마리가 앉아 있었다. 그는 주변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생존본능에 열중했다. 내가 아는 누구보다 치열해 보였다. 남아있던 왼 손이 반사적으로 모기를 잡았다. 모기를 좋아하진 않지만,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한 고귀한 노력을 배신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하필 이 날 새벽 내 방에도 다른 모기가 있었다. 자고 있었기 때문에 조용히 들렀다 가면 아무렇지 않았을 텐데, 굳이 귀에서 어슬렁거리는 소리에 여러 번 잠에서 깼다. 설친 잠을 곱씹으며 예민한 모습으로 도서관의 모기를 바라본다. 어둠이 찾아오기만을 간절히 기다리고 기다린, 또 다른 너를 떠올리며.


매거진의 이전글[21] 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