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노래에 얽힌 목소리

리메이크 곡에 대한 나의 생각

by 두근거림
바람이 분다 서러운 마음에 텅 빈 풍경이 불어온다
머리를 자르고 돌아오는 길에 내내 글썽이던 눈물을 쏟는다


명곡에는 자주 '리메이크'가 따라붙는다.

흔히 알고 있는 변진섭 씨의 '그대 내게 다시'나

故김광석 씨의 '사랑했지만' 등

이 외에도 다양한 음악들에

각 가수의 특색을 뽐내는 버전들이 있다.


하늘이 젖는다 어두운 거리에 찬 빗방울이 떨어진다
무리를 지으며 따라오는 비는 내게서 먼 것 같아
이미 그친 것 같아


바람을 주제로 한 이 노래는

이별한 사람의 감정을 가닥, 가닥으로 나눠

'그건 너의 잘못이 아니야'라고 말하듯

상처를 보듬어주려는 마음이 한 껏 담겨 있다.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
바람에 흩어져 버린 허무한 내 소원들은 애타게 사라져간다


바로 '바람이 분다'이다.

가수 이소라 씨의 6집 '눈썹달' 3번 트랙에 있는

이 노래를 조사해 본 바로는

약 10명의 가수들이 리메이크 버전으로

저마다의 감성을 나직이 표현했다.


바람이 분다 시린 한기 속에 지난 시간을 되돌린다
여름 끝에 선 너의 뒷모습이 차가웠던 것 같아
다 알 것 같아

노래를 처음 감상했을 때 느꼈던 감정을 천천히 곱씹고 싶어

한곡을 반복하여 듣는 걸 좋아한다.

출근 길, 퇴근 길, 그리고 집에 있는 시간 동안. 계속.


이런 독특한 취미를 갖고 있는 만큼,

남들보다 한 곡에 금방 지치는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단, '바람이 분다'를 제외하고 말이다.


내게는 소중했던 잠 못 이루던 날들이
너에겐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
사랑은 비극이어라 그대는 내가 아니다
추억은 다르게 적힌다


가사는 같지만 '같은 노래'가 아닌,

'다른 노래'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10개나 되는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어느 순간부터 가수라는 각 개인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듯한 울림을 들었기 때문이다.


나의 이별은 잘 가라는 인사도 없이 치러진다


이소라 씨의 목소리는

누나가 위로해주는 듯한 느낌을 주었고,


한영애 씨의 목소리는

어머니가 독백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고,


김필 씨의 목소리는

내가 받은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하여

스스로를 토닥여주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
내게는 천금 같았던 추억이 담겨져 있던
머리 위로 바람이 분다


이 외에도 각 가수들이

노래를 통해 전하는 가사 요목조목을

매 번 다른 감정에 빗대어 표현하는지,


들을 때마다 그 순간 가지고 있는 고민들을

다 알고 있다는 듯이 이해하고

공감한다는 위안을 얻는다.


그래서

'바람이 분다'가 듣고 싶을 땐,


아무거 나가 아닌

그 날 느낀 감정에 따라

'어느 가수의 것'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눈물이 흐른다


혹시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이 있을까?

있다면,

나와는 다른 어떤 이야기를 전해 들었을까?


몹시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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