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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근거림 Jan 04. 2022

가만히 기댈 수 있는 어깨가 있었으면

한 사람의 존재가 몹시 필요할 때가 있다. 상처가 되는 경험을 한 날은 더욱 그렇다. 경험은 객관적일 수 없기 때문에 하나의 상황도 저마다에게 다른 의미로 다가간다. 자신의 경험을 공감받기 위해서는 자연스레 구구절절한 설명이 필요하다. 비록 그 상황을 같이 겪었을지라도, 우리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일지라도.


가끔은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지친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나타날 거라는 기대를 가져본다. 상상해본다. 내어주는 어깨에 기대어 가만히 쉬는 모습을. 들려오는 거라곤 서로의 숨소리뿐, 어떠한 말도 행동도 일어나지 않는 고요함 속에서 마음을 달래는, 어루만지는. 


꿈이라는 생각이 커질수록 마음으로 찬바람이 거세게 불어온다. 혼자라는 믿음이 두터워질수록 무력감이 일상을 뒤흔든다. 어깨가 있었으면, 어깨가 있었으면. 그 상황을 해결해주지 않아도 괜찮으니, 해결해줄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으니, 알아주었으면. 말없이, 그저 머물러주었으면.  


어깨가 있었으면

새벽 난 돌처럼 차고

겨울 맞은 가지처럼 

야위었어도


고개를 기대어 

맡길 수 있는

품이 있었으면


말은 가만히

숨으로 머물며

나눌 수 있는

순간이 찾아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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