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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곰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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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패딩턴 Nov 20. 2020

낙두

떨어진 자두

풍경소리 댕댕 나더니

가지 사이로 모진 바람이 분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느라

잎사귀마다 아우성이다


떨어지면 안 돼!

꼭 잡고 놓치지 마!


안간힘을 써본다

꽃이 지며 해준 말을 기억한다

‘너는 태양을 닮은 붉은 자두가 되어야 해’


거친 바람에 버티다

힘이 빠져 툭!

희망도 툭!


나는 생채기 난 푸른 자두다


흙밭에서 뒹굴뒹굴 구르다

행복하게 누구의 글밭에 남겨진다


생채기 난 낙두라도 괜찮다

이유 있는 존재라서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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