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지난달 28일 유명 과학저널 사이언스지는 ‘기후변화 : 2015 파리기후변화협정 기준과 지중해 생태계’라는 연구를 통해 이산화탄소 방출량이 현재와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2100년쯤에는 스페인이 사막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사막화 현상은 비단 다른 나라의 일만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바다의 사막화 현상이라 불리는 백화현상이 동해안을 넘어 서남해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구촌 곳곳의 사막화 현상과 대처를 소개합니다.
프랑스 엑스-마르세유 대학의 연구진은 지난달 28일 사이언스지에 발표한 '기후변화: 2015 파리기후변화협정 기준과 지중해 생태계'에서 이산화탄소 방출량이 현재와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2100년쯤에는 스페인이 사막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2100년쯤 지구 온도가 현재보다 5도가량 상승하면서, 스페인 남부와 이탈리아 시칠리아까지 사막이 확장되고 지중해 식물이 낙엽식물로 대체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연구진은 "지중해 지역이 지난 1만 년 동안 듣도 보도 못한 상태로 변화하게 될 것"이라는 결과를 도출하며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높아지면 대규모의 인구이동 문제까지 불거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막화가 진행되면 생태적으로 지역 생물종의 다양성이 사라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 때문에 바람에 의한 토양침식이 확대되어 큰 모래 먼지가 쉽게 발생하고, 그것이 기류를 타고 주변의 인구밀집 지역에 들어가 나쁜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봄이면 우리나라 하늘을 부옇게 뒤덮는 황사 현상은 몽골과 중국 내륙이 사막화된 데 따른 현상입니다. 사막화로 인해 숲이 점차 사라지게 되면 지표면의 태양에너지 반사율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지표면이 냉각되면서 온도가 낮아집니다. 차가워진 지표면에는 건조한 하강기류가 형성되고 강우량이 감소하여 토양의 수분이 적어지므로 사막화는 더욱 빠른 속도로 진행됩니다. 이로써 지구는 점차 산소가 부족해져 야생동물은 멸종위기에 이르고, 물 부족 현상으로 작물재배가 불가능해 극심한 식량난에 빠지게 됩니다.
#바다 사막화, 백화현상
한편, 이 사막화 현상은 바다에서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바다의 사막화는 연안의 암반 지역에 해조류가 사라지고 하얀 1무절석회조류가 달라붙어 암반이 하얗게 변하는 현상으로 ‘백화현상’이라고 합니다.
광양환경운동포럼 등 환경단체의 발표로는 1992년 제주 해역에서 국내 처음으로 백화현상이 보고된 이후 경북 연안에 이어 최근 전남 서남해까지 광범위하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백화현상이 진행되면 대형 해조류가 붙어 살 환경을 잃게 되면서 전복이나 소라 등의 먹이 부족과 안정된 서식공간 상실 등으로 2차 소비자인 어류의 서식장과 산란장도 사라집니다. 즉, 바닷속의 생태계가 파괴되는 것입니다.
현재 동해안에서 백화현상이 진행 중이거나 심화한 암반의 면적이 170.54㎢로 동해안 전체 암반 면적의 61.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남 지역에서도 여수 앞바다를 비롯해 남해안 곳곳에 빠르게 확산하면서 전남 연안 면적의 23%인 942㏊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최근 환경단체가 광양만의 바닷물 수소이온농도(pH)를 측정한 결과 정상치인 8.2 pH를 크게 밑도는 평균 8.03 pH로 나타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01년부터 2010년까지 기상이변에 따른 우리나라 해양 분야 연평균 재산피해액이 2천434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해조류의 자원 감소에 따른 해양 먹이사슬의 연쇄반응으로 수산자원에 막대한 손실을 낳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1970년 이후 사막화 현상을 억제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전개해 나가고 있습니다. 유엔(UN)은 1994년 지속 가능한 토지관리를 목적으로 하는 국제협약인 ‘유엔 사막화 방지 협약(UNCCD, United Nations Convention to Combat Desertification)’을 체결하여 195개 회원국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후변화협약(UNFCCC, 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생물다양성협약(UNCBD, United Nations 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과 더불어 유엔 3대 환경협약입니다. 이 협약이 목표로 설정한 ‘토지 황폐화 중립세계 달성’은 2015년 유엔총회에서 지속가능 발전목표 중 하나로 채택된 바 있습니다.
이와 함께 세계 각국의 정부와 기업들도 사막화가 진행 중인 지역의 주민을 구호하는 활동과 더불어 사막화 지역에 나무를 심는 활동을 펼치는 등 사막화 방지를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몽골과 중국 내륙지방의 사막화 방지를 위한 나무 심기 사업에 여러 형태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중국도 사막화 방지 노력을 특별히 강화해 나가고 있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중국에서 사막화한 토지와 황무지 면적이 2014년 말 기준 한반도의 20배에 상당하는 433만 2,800㎢에 달한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는 전 국토의 45%에 달하며, 이 때문에 약 4억 명의 인구가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막화나 건조화한 토지는 중국 전역 31개 성-시-자치구 가운데 18곳에 있으며, 특히 내륙 깊숙이 위치한 신장 위구르 자치구, 네이멍구 자치구, 티베트 자치구와 간쑤(甘肅)성, 칭하이(靑海)성은 매우 심각한 상황입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중국 정부는 노력 끝에 사막화 면적을 2009년 시점보다는 약 2만㎢를 줄였습니다. 중국 간쑤성에서는 황하의 물을 500m 이상 끌어올려 그 물로 나무를 키우고 있습니다. 또 모래바람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풀과 나무를 심어 방풍림을 조성하고 무려 200km가 넘는 관개 수로를 건설하였습니다. 영하회족 자치구에서는 비행기를 이용하여 씨를 뿌리고 나무를 심고 있습니다. 또 중앙정부에서는 나무 심기를 적극 적으로 독려하고, 비탈진 산기슭에 조성하였던 농지를 산림으로 되돌릴 경우 나무를 심을 비용과 생계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상황이 별로 나아지지 않자 중국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사막화된 토지 10만㎢를 복구한다는 목표를 추가로 설정하였습니다.
[참고기사]
뉴스핌, 기상이변의 징후들- 사막화지대가 넓어지고 있다, 2016.06.30.
강원일보, 동해안 암반 58% ‘바다사막화’...어민소득 연 480억 감소, 2016.10.13.
연합뉴스, ‘바다 사막화’ 급속 환산 “동해 이어 서남해까지”, 2016.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