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마시는 햇살 – 비타민 D에 대하여]
“햇빛을 눈으로 마시는 순간, 삶의 리듬이 다시 살아난다.”
얼마 전, 병원에서 비타민 D 수치가 낮다는 진단을 받고 주사를 맞았다.
그 뒤로 햇볕을 어떻게든 더 쐬어야겠다는 다짐을 했지만, 한편으로는 자주 밖에 나가기도 쉽지 않은 삶의 리듬 속에서 그 다짐은 점점 흐려지곤 했다.
그러던 중,‘햇빛을 눈으로 보기만 해도 비타민 D 생성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눈이 직접 비타민 D를 만들지는 않지만, 눈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은 생체 시계를 조율하고, 그 리듬은 다시 면역과 기분, 건강 전체를 회복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과학적 근거가 있었다.
그 말을 들은 순간, 햇빛을 쐰다는 것의 의미가 조금 다르게 다가왔다. 단지 팔과 얼굴을 태양에 내놓는 행위가 아니라, 눈으로 빛을 ‘받아들이는 일’ 자체가 이미 생명에 가까운 일이란 사실.
피부는 비타민 D를 만들고, 눈은 생체리듬을 부른다
비타민 D는 피부가 만든다.
햇빛 중 자외선 B(UVB)가 피부에 닿아야 비타민 D₃가 생성된다. 이 과정은 7-디하이드로콜레스테롤이라는 성분이 햇빛을 받아 몸 안의 대사 반응으로 전환될 때 일어난다.
(참고: Holick, M. F. (2007). Vitamin D Deficiency, NEJM)
그러나 눈으로 들어오는 빛 역시 결코 소홀히 여길 수 없다. 빛이 눈의 망막을 거쳐 시상하부(SCN)에 도달하면 몸은 아침이구나, 지금은 깨어날 시간이라 인식하며 멜라토닌(수면 유도 호르몬)을 억제하고 세로토닌(기분 안정 호르몬)을 생성한다.
(참고: Czeisler, C. A. et al. (1999). Circadian pacemaker, Science)
그 결과, 기분은 점차 안정되고, 낮엔 활기를, 밤엔 깊은 잠을 되찾는다. 이 리듬은 단지 정신의 문제만이 아니라 면역력, 대사, 호르몬 분비, 그리고 삶의 질 전체를 좌우하는 숨은 토대가 된다.
눈은 세상의 빛을 받아들이는 창이자, 생명의 리듬을 맞추는 시계이다
그래서 “눈으로 햇빛을 보면 비타민 D가 생긴다”는 말은 과학적으로는 완전히 맞는 말은 아니지만, 우리가 느끼는 ‘회복감’, ‘활력’, ‘기분 전환’은 실제로 그 과정을 통해 일어난다.
피부는 비타민 D를 만들고, 눈은 그 빛을 읽어 몸의 시간을 세팅한다. 그리고 이 둘은 함께, 햇빛이라는 자연의 선물을 받아 우리가 다시 숨을 고르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눈은 빛을 보는 기관이 아니라, 빛을 살아내는 기관이다
눈 건강은 그래서 더 중요하다.
단지 시력을 유지하기 위한 차원을 넘어서, 삶의 균형과 깊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햇살 아래 눈을 뜨는 순간, 우리는 비단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우리 안으로 들어와 다시 새로이 생명을 틔우는 순간을 맞이하는 것이다.
오늘, 눈으로 햇빛을 마시자
단 10분이라도 좋다. 눈을 감고 햇살을 느껴보자. 그 짧은 시간이 마음의 습도를 적셔줄 것이다.
비타민 D 주사를 맞던 그날엔 몰랐던 빛의 방향성과 생명의 조율이, 눈을 통해 오늘도 나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
그 사실 하나로도 충분히 감사한 하루가 될 것이다.
파블로 네루다는 이렇게 말했다.
“그대는 세상을 보기 위해 눈을 가졌으나, 결국은 세상이 그대의 눈을 통해 자신을 비춘다.”
햇빛을 ‘보는’ 그 행위는 세상을 비추는 동시에, 세상을 나에게 받아들이는 일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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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글 〈 눈으로 마시는 햇살 – 비타민 D에 대하여〉가 햇빛과 생체리듬, 눈과 회복의 연결성을 과학적이면서 서정적으로 풀어냈다면,
그다음 편인 〈햇빛과 감정 – 마음이 다시 떠오르는 시간〉은 햇빛과 기분 회복, 감정의 리듬을 다루는 감성적 연장선이 됩니다.
다음 글에서는
햇빛이 우리의 감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누구나 마음이 가라앉던 어느 날,
햇빛 아래 잠깐 산책을 하며
이유 없이 조금 가벼워졌던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그 햇살은 단지 빛이 아니라,
마음을 다시 떠오르게 하는 조용한 리듬이었음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