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과 감정 – 마음이 다시 떠오르는 시간>

<햇빛과 감정 – 마음이 다시 떠오르는 시간>

by 박은아

자꾸 가라앉는 날, 무심히 밖으로 나와 햇빛 아래를 걷다가 조금은 이유 없이 가벼워진 마음을 느낀 적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바로 전까지만 해도 온몸이 무거웠고, 무슨 말도 하고 싶지 않았는데, 햇살이 얼굴에 스며들고 바람이 살랑이며 나무 그림자가 발끝을 덮는 그 순간부터 기분이 아주 조금씩, 그러나 분명히 달라진다.


이건 단순한 기분 전환이 아니다. 빛은 실제로 우리의 감정을 건드리고, 마음을 다시 ‘켜는’ 방향으로 신경과 호르몬을 조율한다.


*햇빛이 기분을 바꾼다 – 과학은 이렇게 말한다.


햇빛은 기분을 조절하는 ‘자연 호르몬’ 시스템의 작동 신호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눈을 통해 들어온 빛이 세로토닌(serotonin)의 분비를 증가시키는 것.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 (NIMH)의 연구에서는, 햇빛 노출 시간이 길수록 세로토닌 농도가 높아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참고: Lambert, G. W. et al. (2002). Effect of sunlight and season on serotonin turnover, The Lancet)


세로토닌은 우울을 낮추고, 집중력과 평온함을 높이는 호르몬이다. 그래서 겨울처럼 햇빛이 부족한 계절엔 기분장애나 계절성 우울증(SAD)이 증가하기도 한다.

실제로 이는 ‘광선치료(light therapy)’라는 의학적 치료법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참고: Terman, M. et al. (1998). Light therapy for seasonal affective disorder, Archives of General Psychiatry)


빛은 단순한 조명 이상의 역할을 한다. 그것은 생체리듬을 조율하고, 그 리듬 위에서 우리의 감정은 조용히, 그러나 명확히 움직인다.


*햇빛은 감정의 얼음을 녹이는 온기이다

햇빛은 말없이 우리를 감싼다.

무언가 설명하지 않아도, 무거운 마음을 붙잡고 가만히 빛 아래 앉아 있으면 그 자체로 회복이 일어난다.


감정은 논리로 설득되지 않지만,

햇빛 아래에서는 묵묵히 스스로 움직인다. 그건 마치, 얼음이 스스로 녹는 것과도 닮았다.


햇빛은 우리가 정신적으로 ‘갇혀 있는’ 순간에 밖으로 나갈 용기를 건넨다. 그리고 그 빛은 다시 몸 안으로 스며들어 마음을 열고, 생명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작게, 그러나 확실히 힘을 실어준다.


마음을 비추는 빛이란 무얼까?

햇빛은 마음을 비춘다. 눈에 보이지 않는 깊은 감정의 결까지도.

그리고 우리가 정말 힘들 때,

다시 그 빛을 향해 나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삶은 아주 조금씩, 다시 희망 쪽으로 기운다.


“너의 마음속에도 한 줄기 빛이 있다는 걸,

너는 아직 모를 뿐이다.”

— 에밀리 디킨슨


햇빛은 그렇게, 우리가 잊고 있었던 내면의 빛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그저 가볍게 산책을 나선 어느 날처럼, 삶은 다시 가볍게 돌아온다.



추천 태그


#감정, #자연, #회복, #햇살, # #햇빛과 감정 #마음회복 #세로토닌 #계절성우울 #감정의 리듬

#자연치유에세이 #빛의 치료 #플루티스트의 묵상 #브런치 추천 #박은아에세이



다음 글에서는 [음악과 호흡 – 마음의 리듬을 회복하는 시간]입니다.

숨과 음악, 그리고 감정의 리듬에 대해 나눠보려 합니다.


음악은 단지 듣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숨을 고르게 하고

마음을 조용히 풀어주는

가장 고요한 치유가 되기도 합니다.


음악 속에 숨어 있는 호흡의 예술,

그 안에서 우리가 어떻게 감정의 균형을 다시 찾게 되는지를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눈으로 마시는 햇살 – 비타민 D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