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의 길 제2장)
이데올로기는 언제나 그렇듯 그럴듯하다. 사상의 유토피아를 보여준다. 사상의 유토피아는 매력적이어서 지성인일수록 더 빨려들어간다. 유토피아란 무엇인가. 정리된 사회이고, 궁극의 사회다. 궁극의 상태이므로 더 이상 발전가능성은 없다. 질서만이 있을 뿐이다.
사회주의는 정의와 질서의 유토피아를 보여주고, 그곳으로 사람들을 몰아간다. 사회주의는 그 질서안에서의 자유를 보장하며, 시민은 당국의 정의를 학습하고 시혜를 자유롭게 누릴 수 있다. 다양성 역시 사회주의 질서내에서의 다양성만 보장될 뿐이다.
자유주의는 유토피아를 보여주지 않는다. 각자도생의 세계가 있다고 말할 뿐이다. 다양성을 가지고 자유롭게 살되, 각자의 상황은 각자의 책임이라고 선언한다. 자유의 티켓을 주지만, 티켓에는 '누구도 탓하지 말것'이라고 씌여 있다.
사회주의도 언제나 자유를 충분히 보장한다고 주장한다. '질서내'라는 기준이 있더라도 사회주의와 자유주의의 구분은 막상 어렵다. 간명하게 구분하는 기준이 있을까. 생각해보면 그것은 '힘'이다. '힘'으로 구분되어야 한다. '하지 않을 권리'는 자유가 아니다. '간섭받지 않을 권리'도 진정한 자유라 보기 어렵다. '무언가를 할 힘'이 진정한 자유다. 자유를 보장한다면서도 힘을 주지 않는다면 그것은 사기다. 거짓말이다. 자유가 아닌 것이 자유로 포장된 것이다.
자유주의는 당국의 결정에 반대할 자유, 따르지 않을 자유, 공감하지 않을 자유가 보장된다. 사회주의에도 똑같이 보장된다고 주장할 것인다. 완벽한 자유주의와 완벽한 사회주의 사이에는 다양한 농도의 자유주의와 사회주의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더 혼동된다. 이때 우리는 '힘'이라는 기준으로 구분해야 한다. 자유주의는 당국에 반대해도, 따르지 않아도, 공감하지 않아도 살아가는데 장애가 없다. 자유주의에는 개개인에게 그런 힘이 있다. 사회주의는 당국에 반대하고, 따르지 않고, 공감하지 않을 자유는 있을 수 있으나, 열악한 사회적 비난과 공적 지위, 재산적 궁핍을 감내해야만 한다. 사회주의에는 개개인에 힘을 주지 않는다. 당국의 정의와 집행이 있을 뿐이다. 당국의 시혜에 대한 감사가 따를 뿐이다. 그 정도에 따라 자유주의와 사회주의의 농도를 알아챌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자유주의는 충돌하는 힘의 조율기구가 필요한 반면, 사회주의는 당국 정책의 효율적 집행과 대상자 통제방법이 필요하다.
자유주의는 현재의 상태가 오롯이 나의 책임인 반면, 사회주의는 제도와 정책의 오류의 탓이다. 자유주의는 내탓이므로 반성과 대안의 수립이 필요한 반면, 사회주의는 제도와 정책을 바꿀 투쟁, 정책을 따르지 않는 사람에 대한 투쟁만이 남을 뿐이다.
자유주의는 과정을 말할 뿐, 유토피아를 보여주지 않는다. 자유주의는 아무것도 정해져 있지 않다. 생각해보면 자유란 무엇인가.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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