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창, 마테오 페리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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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리뷰에 실린 글을 모은 책이다. 기획자는 작가에게 창문에 대한 글과 창문 사진을 요청했다. 작가는 창문을 보고 한 쪽 정도의 짧은 글을 쓴다. 기획자는 받은 창문사진을 펜으로 그려 넣어 작가의 글에 현장감을 살리려했다. 읽어보니 아쉽게도 현장감이 살아나지 않는다. 기획자가 현장을 방문하여 인터뷰하면서 그림을 그렸으면 어땠을까하며 아쉬웠다.
창문은 집에 있는 가장 커다란 액자다. 시간, 날씨, 계절에 따라 변한다. 변한 배경속으로 사람들이 지나다닌다. 집안 사람이 움직이면 화면이 변하는 마법같은 액자다. 살다보면 변화에 익숙해져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무심코 걸려 있는 액자처럼 모든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책을 읽으면서 창문을 봤다. 조망이 좋았다. 밤이어서 공원, 강변, 멀리 다리의 조명이 색을 변해가며 반짝였다. 보름달도 있었다. 아파트 바로 앞 공사중인 다리 2개가 보였다. 2년정도 지나면 다리조명까지 더해져 색색으로 반짝일 것이다. 예술의 전당 클래식 공연이 끝나면 관객들은 가까운 커피숍으로 서둘러 들어갈 것이다. 따끈한 머그컵을 들고 2층 커피숍에서 강변과 호수를 내려다 볼 것이다. 창문은 그들을 화면으로 구성해 낼 것이다. 오늘 아침에는 금강의 안개가 피어올라 창문은 하얀색이 되었다. 안개속으로 사람들이 조깅을 하고, 자전거로 출근을 했다. 내가 계속 살건, 이사를 가건, 우리집 창문은 알아서 변할 것이다. 알아차리느냐 아니냐는 오로지 나의 문제다.
예전에 살았던 집의 창문은 어땠는지 떠올려봤다. 처음 이사가던날 창가를 유심히 봤을 뿐, 시간이 지날수록 내다보지 않게 되었다. 돌아보니 거쳐왔던 창문 모두가 애틋했다.
(마테로 페리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