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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친절한 중수다.

by 고길동

https://blog.naver.com/pyowa/223757203503


사회생활 대부분은 하수로 시작해서 중수에서 끝난다. 게을러서 그런 게 아니다. 삶이 그리 길지 않고, 해야할 일은 여러가지다. 생활에 고수의 역량이 필요한 분야도 거의 없고, 하나의 일에 모든 것을 쏟을 수도 없다. 무엇보다 고수에 다다르기엔 너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고수에게 배우면 중수라로 쉬이 될 것인데, 하수 주변엔 고수가 없다. 고수는 저 멀리 고귀한 곳에 있다. 고수에게 배우는 것도 쉬운 것은 아니다. 고수는 하수가 따라하기엔 너무 버겁고, 고수는 하수의 입장을 모른다. 하수가 중수되기도 만만치 않다. 대부분 버둥거리지만 결국 하수에 머문다.


하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친절한 중수다. 하수를 막 벗어난 갓중수면 더 좋겠다. 중수는 고수 주변에서 어정거리니 하수 주변에 중수마저 없다. 시간과 열정을 들여 하수를 가르키는 중수는 없다. 중수에게 배우려면 바닥 하수는 벗어나야 한다. 하수가 할 수 있는 가장 쉽고, 가장 우선인 일은 해당 분야의 책을 읽는 것이다. 아니면 돈을 내고 배워야 한다.


우연히 무림고수를 만나는 일은 없다. 삶은 무협영화가 아니다. 더구나 내가 주인공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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