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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줄 알았던 시간은 그 자리에 있었다.

(만화로 읽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프루스트, 스테판 외에 그림)

by 고길동

https://blog.naver.com/pyowa/223758492227



인간은 한 순간에 한 곳만 본다. 방향과 대상이 없다면 시선도 없다. 시선은 전체를 볼 수 없다. 초점이 있는 바로 그 곳만 본다. 순간의 대부분은 보지 못한다. 본 것마저도 시간이 지나면 잊혀진다. 순간에 여러 감각을 음미할 수 없다. 순간은 순간적으로 지난다. 판단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뒤쳐진다. 오감의 인식은 불완전하다.



사는 동안 시간은 흐른다. 시간은 밀려오고 시간을 살아가기에도 벅차다. 지나온 시간은 어딘가로 잠겨 가라앉게 된다. 시간을 잃어가며 살아간다.



순간과 감정들을 떠올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흩어졌던 순간이 모이고, 보지 못했던 순간이 그려져 완전체의 내가 그려진다. 잃어버린 줄로만 알았던 시간은 그 자리에 있었다. 과거의 순간에 생기가 돈다. 잃어버린 시간이지만 찾아도 끝없이 이어진다. 지나온 과거지만 미지의 세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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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완 양 곁을 스치고 왔을 들판의 바람은 그녀가 나에게 속삭이는 메시지처럼 여겨져, 나는 내 곁을 지나는 바람을 포옹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프루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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