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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은 양보하면 안 된다. 콤파스처럼.

by 고길동

https://blog.naver.com/pyowa/223795757430




사람들을 만나면서 살아간다. SNS 연결이 점점 많아진다. 느슨하고 자유로운 관계다. 서로 주고 받을 게 없는 살얼음처럼 살짝 연결된 상태다. 기대지 않으니 서로에게 자유롭다. 언제든지 떠날 수 있으니 무언가를 먼 미래로 미뤄놓지 않는다. 기대지 않으니 계산도 정확하다. 시작과 끝을, 넓이와 깊이를 스스로 정한다. 현실은 당근과 미끼의 세계다. 자신을 위해 유혹을 포기할 수 있는 사람만이 자유를 누릴 수 있다. 나를 중심으로 살아야 한다. 나를 원점으로 넓게도 좁게도 그릴 수 있어야 한다. 살아가며 다양한 사람이나 조직과 연결될 수밖에 없겠지만, 내가 중심이라는 것은 양보하면 안 된다. 콤파스처럼.



어떻게 살 것인지는 에너지와 시간을 어디에 얼마만큼 분배하느냐의 문제다. 에너지와 시간을 여유있게 쓰려면, 에너지와 시간을 아껴써야 한다. 어제의 에너지 아낄 수도, 내일의 에너지를 끌어올 수도 없는 일이다. 최선을 다하고, 민감한 감각을 유지하는 삶은 스스로를 피폐하게 만든다.



선택적으로 게을리 살아야 한다. 어떤 사람은 첫인상으로 충분하고, 어떤 사람은 유형화해서 응대한다. 한참을 듣다가도 어느 순간 대충 걸러 듣기도 한다. 예민한 감각을 사용하지 않으니 그에 대해 잘 알 수는 없겠지만, 나의 에너지를 한 사람에게 모두 쓸 수도 없는 일이다. 모든 순간과 모든 사람에게 민감한 감각을 유지할 필요도 없고, 공감할 이유도 전혀 없다. 판단이 틀릴 수도 있다. 오류는 수정해가면 된다. 작은 위험을 감내해야 에너지와 시간이 아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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