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라면 중앙대생 이재명은 변호사가 될 수 있었을까?

by 고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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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께서 ‘변호사는 왜 로스쿨을 나와야만 되느냐’는 본질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변호사인 나도 언제나 가지고 있는 의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시절 여러 사법개혁을 시도했지만, 로스쿨 도입 이외에는 모두 실패했다. 당시 많은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밥그릇 지키기로 폄하되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 활동이 시작되자 더 이상 이야기는 멋쩍게 되었다.



대학을 마친 사람중에, 특수대학원 3년 과정을 이수한 사람만 변호사 시험을 보게 하는 이유가 있을까. 행정고시, 외무고시, 회계사, 감평사, 기술사, 건축사, 세무사, 노무사, 관세사, 법무사 등 수많은 중요한 전문직 모두 시험으로 선발한다. 변호사가 많이 필요하면 많이 뽑으면 되는데 고시낭인을 양성한다는 이유로 그렇게 하지 않는다. 낭인이 되건 말건 그게 국가에서 관여할 문제인지 이해되지 않았다.



더군다나 로스쿨 설치대학에는 법과대학을 없앴다. 로스쿨을 졸업했는데 변호사가 아니면 이상하게 바라보는 사회가 되었다. 그러니 로스쿨은 입시학원이 되었다. 모든 학원이 그렇듯 로스쿨에서는 시험에 나오지 않는 걸 공부하지 않는다. 주요대학에는 법대가 없다. 노동법, 환경법, 국제법, 해상법, 보험법, 법사회학, 이론 법학은 입시결과가 낮은 사람이 하면 충분한 분야라는 정책결정이 있었을 리 없는데 알 수가 없다.



무엇보다 로스쿨은 비용을 감내할 사람만이 가는 곳이 되어버렸다.



이 부분이 가장 치명적인 문제이고, 대통령께서 지적한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장학금 제도가 있다는 등 국가적, 대학별 다양한 지원제도를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설명하려 들 것이다.



그런데 그런가.



어려운 형편에서 공부하면 제일 부담이 되는 것이 힘들게 살아가는 가족이다. 대학때 공부하는 것은 다른 친구들도 어차피 돈을 벌지 못하니 그나마 부담이 적다. 합격에 대한 확신은 없더라도 재학중 시작해볼 용기가 난다. 내 지인들도 재학중에 1차도 안 되면 취업하고, 1차 합격하면 1~2년 더 해보곤 공기업, 대기업으로 방향을 돌렸다.



형편이 어려운 집이 있다고 해보자. 대학을 졸업하고 돈을 벌 수 있는데 돈을 벌지 않고 로스쿨로 진학할 수 없다. 막일하는 아버지와 허드렛일하는 어머니의 어깨를 짓누르는 것이다. 취업해서 돈을 벌면 비싸서 엄두를 못냈던 부모님 수술도 할 수 있고, 냉장고와 TV도 바꿔드릴 수 있다. 돈을 벌지 않으면 대학에 갈 수 있을 동생에게 꿈을 포기시키는 것이다.



그러니 가난한 집안은 감히 로스쿨에 지원하지 못한다. 형편이 어렵지만 영민하고 전략적인 학생이라면 대학 재학중에 결판이 나는 분야로 공부를 할 것이다. 행정고시, 외무고시, 한국은행, 공공기관, 공기업, 시험으로 선발하는 자격증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금 중앙대에 다닌다고 가정해보자. 가난한 중앙대생 이재명은 변호사가 될 수 있었겠가. 단언코 불가능하다.



로스쿨이 음서는 아니겠으나, 없는 사람에게는 커다란 직업선택의 장벽이다. 높이와 두께가 만리장성보다 크게 다가올 것이다.



https://www.yna.co.kr/view/AKR20250625142000001?input=119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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