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의 마음으로. 스타워즈
내가 스타워즈를 처음 접한건 1997년, 스타워즈 20주년을 맞아 CG와 영상을 보강하고 나온 스타워즈 스폐셜 에디션을 극장에서 보았을 때다. 아무것도 모르던 나는 우주에서 전쟁하는 영화가 새로 나왔네 하고 라이트세이버를 휘두르는 제다이에 몰입하며 시리즈가 개봉할때마다 엄마를 졸라서 영화관에서 하나하나 챙겨 봤었고 그것이 지나고보니 스타워즈 팬으로서 엄청난 행운이었다는걸 알게되었다. 굵직한 스토리 정도나 겨우 이해하고 넘어가던 그 당시에도 아임유어파더 장면이 나오는 순간만큼은 적잖이 충격을 받았었다. 그리고 또 나중에야 이게 새로나온 영화가 아니라 20년 전에 나온 영화란걸 알았었지...
내가 여전히 스타워즈를 좋아하는 이유는 한사람에 의해 미약하게 탄생했던 세계가 많은 이들의 도움을 거쳐 이제는 평행세계 어딘가에 있을법한 흥미로운 대서사시가 되어 끊임없는 즐길거리들을 제공한다는데에 있다. 사실 시리즈의 스토리적 측면에서는 여전히 구식의 플롯을 답습하는 면이 있지만, 등장하는 소품이나 다양한 캐릭터의 면면을 살펴보는걸 좋아하는 나로서는 새로운 시리즈를 보는 것 자체가 이미 큰 즐거움이다.
논란과 혼란속에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를 끝으로 시퀄 시리즈도 막을 내렸다. 여러모로 아쉬운 면은 많은 시리즈였지만, 잠시나마 20년전 그때의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는 점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행복했다. 또 만날 수 있을 때까지, 안녕!
그나저나 옛날에는 저런거 다 바다건너 겨우겨우 구할 수 있었는데 참 덕질하기 좋은 세상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