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트루차 Feb 01. 2020

사진 찍어달라더니.

찍어줬는데 왜 드리질 못하니


잘 지내고 있으려나. 궁금하다.

인도에서 기억나는건 언제나 사람들이다.


 수도 델리의 중심부에서 제법 거리가 있는 유적지인  꾸릅미나르 사원군은 그 접근성 때문에 큰맘 먹지 않는 한, 외국인 여행자들이 잘 찾는 곳은 아니다.  그래서였는지, 들고다녔던 유독 흰 카메라가 신기해서 였는지, 왼쪽 줄무늬 옷을 입은 붙임성 있어보이는 청년이 내게 말을 걸었고  사진 한방 찍어주지 않겠냐며 자기 가족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았다.


그래서 얼떨결에 찍게된 처음만난 사람들의 가족사진.


자연스러움을 추구하고자 일부러 타이밍을 말하지 않았더니  각자의 성격이 표정에 미묘하게 드러나는 것처럼 보였다. 겁을 약간 먹은듯한 경계하는 표정의 아이,  사진 찍으래서 떨떠름하게 억지로 붙어있는듯한 느낌의 두 청년, 뭐지? 라는 표정의 여인과, 제일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있는 줄무늬 후드티 청년.

 

찍은 사진을 보여줬더니 만족하고 그냥 가버리려는 쿨함에 당황하고는 이메일 주소라도 알려달라고 역으로 내가 부탁까지 하게 되었다.  한국에 돌아와서 사진을 편집하고 이메일을 보냈더니 없는 이메일이라고 메일이 되돌아왔다.


 나에게 짧고 미묘한 임펙트를 남긴 그들을 알 수 없게되어 몹시 아쉬웠다.

 이 글 보시면 연락좀 주세요!




작가의 이전글 유치해도 괜찮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