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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빈 Jun 27. 2022

<퀸덤2> 파이널 무대 전곡 리뷰

Mnet <퀸덤2> 파이널 무대 6곡 리뷰

[<퀸덤2> 파이널 신곡 대결 무대]

효린 - Waka Boom
우주소녀 - AURA
Kep1er - THE GIRLS
VIVIZ - 환상
이달의 소녀 - POSE
브레이브걸스 - Whistle




Various Artists, [<퀸덤2> FINAL 신곡대결],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2022

효린, 'Waka Boom' : 4.9


근 7년 간 케이팝 씬에서 이미 들을 대로 들은 듯한 진부한 아라비아풍 뭄바톤. 효린의 보컬이 선보이는 기술적 성취는 탁월하나 트랙의 매력이 부족해 그 빛이 바며, 피처링으로 등장한 이영지는 박자에 과도하게 마디를 우겨넣는 랩 디자인과 모호한 가사로 만족스러운 지원군이 되어주지 못한다.



Various Artists, [<퀸덤2> FINAL 신곡대결],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2022

우주소녀, 'AURA' : 5.5


청아한 휘파람 소리로 포문을 여는 'AURA'는 여러 구간에서 큰 낙차를 생성하며 <퀸덤2>의 최종 국면에 걸맞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자 하지만, 트랙의 사운드 구성 면에서 신선한 지점을 거의 찾아볼 수 없고 멜로디는 무미건조해 전작들의 진부한 답습처럼 느껴질 뿐이다.



Various Artists, [<퀸덤2> FINAL 신곡대결],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2022

케플러, 'THE GIRLS' : 7.5


'MVSK', 'See The Light' 등의 수록곡에서 일렉트로닉 뮤직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보여주었던 케플러는 이번에도 다시 한 번 리스너들을 만족시킨다. 다채로운 악기들을 적절하게 조립하여 뛰어난 완성도를 성취해낸 'THE GIRLS'는 지속적으로 상승하다 큰 낙차를 일으키며 하강하는 짜릿한 구성으로 청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댄스 브레이크 이후 화려하게 뻗어 나가는 보컬 애드리브와 맞물리며 드랍이 터져나오는 장엄한 후반부는 백미. 서바이벌 경연 프로그램의 최종장이라는 무게감에 걸맞는, 제대로 된 파괴력을 지닌 트랙.



Various Artists, [<퀸덤2> FINAL 신곡대결],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2022

비비지, '환상' : 7.7


동화적인 스트링과 피아노가 '시간을 달려서'의 추억을 불러내 스윙 리듬과 함께 환상적인 무드를 형성한다. 변칙적인 박자에 치고 들어오는 프리코러스부드럽게 녹아드는 후렴구로 이어지는 구간은 벅차오르는 감동을 선사하는 최고의 30초. 비비지 멤버들의 유려한 가창에 푹 빠져 드라마틱한 스트링이 날아오르는 엔딩으로 곡을 끝마칠 때까지 그 아름다운 선율에 흠뻑 젖는다. 여자친구의 감성을 그대로 옮겨 오면서도 세련된 프로덕션과 자연스럽게 결합시킨 '환상'은 비비지가 여자친구의 '아종'이 아닌, '진화'에 가까운 팀이라는 것을 입증한다.



Various Artists, [<퀸덤2> FINAL 신곡대결],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2022

Writer's Pick!

이달의 소녀, 'POSE' : 8.3


이달의 소녀의 음악적 역량이 최고로 발휘된 작품으로 꼽히는 'Butterfly'나 'Girl Front' 등은 단순한 수작 정도가 아니라 케이팝의 역사를 거론할 때 반드시 언급되어야 하는 걸작이었. 그러나 'So What'과 'PTT (Paint The Town)'으로 이어지는 최근 걸크러쉬 연작은 빈말로라도 좋게 평가할 수 없는 실망스러운 완성도의 시리즈였다. 세련된 음악으로 평단을 매혹시켰던 그들이 평면적인 걸크러쉬 콘셉트에 매몰되어 음악의 완성도는 뒷전으로 밀어내고 방황을 겪는 모습은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퀸덤2>의 파이널 무대에서 이달의 소녀는 콘셉트와 음악성의 간극을 메꾸고 긴 방황을 끝낼 실마리를 찾은 듯하다.


걸크러쉬 콘셉트가 이달의 소녀에게 어울리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는 멤버들의 음색이 대부분 여리고 높다는 것이었다. 몽환적인 음색으로 이달의 소녀 음악에서 가장 핵심적인 페르소나 역할을 수행하던 김립의 보컬은 저돌적인 EDM 트랙에서 완전히 무력화되었고, 발랄한 보이스를 가진  역시 콘셉트와 불협화음을 냈다. 그나마 희진올리비아 혜 등 로우톤을 가진 멤버 몇몇이 분투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콘셉트에 부합하는 보컬 디렉팅의 결여는 몰입을 방해했고 자연스레 음악의 질적 저하로 이어졌다.


그러나 'POSE'는 달랐다. 멤버들은 트랙의 톤앤매너에 맞추어 음역대를 낮추며 자연스러운 래핑을 구사한다. 이브, 진솔, 최리 등은 곡에 어울리는 로우톤으로 어려움 없이 녹아들며, 프리코러스의 보컬 파트로 김립, 츄, 하슬과 같은 보컬 멤버들의 존재감 역시 챙겨 간다. 이처럼 'POSE'의 탄탄한 디렉팅은 카리스마 넘치는 이브의 도입부로부터 텐션을 팽팽하게 유지하는 벌스의 유려한 랩 디자인과 만나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다. 둔탁한 베이스와 함께 큰 낙차로 떨어지며 유니즌 코러스의 강렬함을 극대화시키는 드랍을 비롯해 전 구간에서 절제된 멋을 뽐내는 비트 역시 일품.


소위 말하는 '걸크러쉬' 콘셉트가 이달의 소녀에게 가장 어울리는 옷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 몽환 혹은 청량으로 대표되는 그들의 과거 작업물이 너무나도 뛰어난 작품성을 보여주었기에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달의 소녀는 'POSE'를 통해 강렬한 콘셉트에도 어색함 없이 녹아들며 우수한 음악성을 성취해낼 수 있다는 것을 기어코 입증해 보였고, 그들의 의지는 더 이상 고집이 아닌 신념이 되었다. 서바이벌 경연 프로그램의 본질적 취지가 출연자의 변화와 성장을 유도해내는 것에 있다면, 우승과는 별개로 <퀸덤2>에서 그 놀라움을 가장 또렷하게 안겨 준 팀은 다름아닌 이달의 소녀라 하겠다.



Various Artists, [<퀸덤2> FINAL 신곡대결],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2022

브레이브걸스, 'Whistle' : 6.3


조금 유행이 지난 감이 있는 정직한 트로피컬 하우스지만 용감한 형제 천부적인 멜로디메이킹 감각은 여전히 번뜩이는 탑라인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캐치한 후렴에 비해 벌스의 흐름이 상대적으로 루즈한 것이 아쉽다. 확실한 장단점이 쉽게 눈에 들어오는 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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