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1주차 케이팝 리뷰
스트레이키즈, 슬기, 트레저 등 6곡
[2022년 10월 1주차]
AB6IX - Sugarcoat
TREASURE - HELLO
슬기 - 28 Reasons
DKZ - 호랑이가 쫓아온다
수지 - Cape
Stray Kids - Case 143
슬기, [28 Reasons], SM엔터테인먼트, 2022WEEKLY PICK!
슬기, '28 Reasons' : 6.9
텅 빈 트랙 안에서 괴기스러운 베이스와 슬기의 무표정한 보컬만이 나란히 걷는 도입부의 몰입감은 올해 최고 수준이다. 이어 짧은 프리코러스 이후 도발적인 휘파람 소리와 드라마틱한 스트링이 고혹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는 전개는 컨셉츄얼한 가사와 맞물려 강한 인상을 남긴다.
다만 이처럼 도발적이고 신선한 아이디어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멜로디는 여전히 유영진의 익숙한 작법으로 구현되어 있어, 더 유니크해질 수 있었던 트랙의 개성이 다소 퇴색되어버린 점은 아쉽다. 유영진은 분명 뛰어난 멜로디를 만드는 훌륭한 작곡가이지만, SM 소속 아티스트들의 보컬이 콘셉트를 불문하고 다소 천편일률적인 인상을 주게 되는 데에는 분명 그의 지분 역시 크다.
AB6IX, [TAKE A CHANCE], 브랜뉴뮤직, 2022AB6IX, 'Sugarcoat' : 5.8
달콤한 소리들을 아기자기하게 조립한 'Sugarcoat'는 적절히 완급을 조절하며 고유한 속도를 잃지 않는 프로듀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비록 멜로디의 힘이 강하지 않아 이렇다할 뚜렷한 인상을 남기기는 어렵지만, 제목에서 느껴지는 몽글몽글한 질감을 충실하게 구현한 점은 재미있다.
TREASURE, [THE SECOND STEP : CHAPTER TWO], YG엔터테인먼트, 2022트레저, 'HELLO' : 3.0
2010년대 초반 프로그레시브 하우스 열풍의 기억을 정면으로 겨냥했지만 반가움보단 당혹감이 앞선다. 그 시절의 문법과 악기의 질감을 무비판적으로 재활용하며 단순히 청자의 추억에 호소하는 'HELLO'의 프로덕션은 2022년의 리스너들을 만족시키기에는 너무나도 안일하다.
DKZ, [CHASE EPISODE 3. BEUM], 동요엔터테인먼트, 2022DKZ, '호랑이가 쫓아온다' : 2.8
감성적인 기타로 도입부를 열다 대뜸 808 베이스가 쉴 새 없이 그르렁대는 난잡한 빅 룸으로 전환되는 구조가 쉽게 익숙해지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헐거운 프로덕션에 더해 의미를 알 수 없는 가사 역시 몰입을 저해하는, 제작 의도를 알기 어려운 싱글.
수지, [Cape], 숲엔터테인먼트X카카오엔터테인먼트, 2022수지, 'Cape' : 5.0
모던 록 아티스트로서의 과감한 변신을 시도한 전작 'Satellite'로 평단의 호평을 받은 수지의 두 번째 프로젝트. 밴드 사운드에 어울리는 그녀의 촉촉한 음색은 여전하지만, 전작이 새로운 첫 시도로서는 드물게도 브릿팝으로서 완벽에 가까운 완성도를 성취했던 작품이었기에 잔잔하고 흐릿하게 흘러가는 본작은 상대적으로 그 인상이 덜하다.
Stray Kids, [MAXIDENT], JYP엔터테인먼트, 2022스트레이키즈, 'Case 143' : 4.7
본격적으로 재능을 만개시킨 '神메뉴'에 이어 'Back Door'와 '소리꾼'까지, 스트레이키즈의 매력적인 3연작은 그들을 케이팝 씬의 중심원 안으로 이끌었다. 그 기세를 타고 200만 장이 넘는 기록적인 초동 판매고를 기록하며 순식간에 방탄소년단을 잇는 차세대 대표 주자로 떠오른 그들이지만, 음악은 오히려 정체기에 빠진 모양새다.
뾰족하게 다듬은 메탈릭한 신디사이저가 통통 튀는 비트감을 만드는 가운데, 'MANIAC'에 이어 유니크한 필릭스의 보이스를 이번에도 전면에 내세운다. 그러나 비트와 보컬 양쪽의 질감이 모두 거칠고 둔탁한 탓에 부드럽게 어우러지지 못하고 텁텁하게 겉돈다. 더불어 후렴 멜로디가 비트의 코드를 그대로 따라가 단조로운 인상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본작의 비트가 가진 독보적인 탄성력은 확실히 유니크한 특징이다. 'I LOVE YOU'를 '143'으로 표현한 재기발랄한 프레이징 역시 신선하다. 범람하는 신예 보이그룹들 사이에서 돋보이는 프로듀싱 역량과 독특한 캐릭터성을 갖춘 팀인 만큼, 결정적 모멘텀을 얻은 현 시점 이후의 행보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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