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2주차 케이팝 리뷰

마마무, 케플러, 이채연 등 6곡

by 박정빈

[2022년 10월 2주차]

TAN - Beautiful LIE
드림캐쳐 - VISION
마마무 - ILLELLA
이채연 - HUSH RUSH
권은비 - Underwater
Kep1er - We Fresh



Kep1er, [TROUBLESHOOTER], WAKEONEX스윙엔터테인먼트, 2022

WEEKLY PICK!

케플러, 'We Fresh' : 8.2


단연코 현재까지 케플러의 커리어를 통틀어 최고작으로 꼽힐 만한 작품. 에너제틱한 기타 드라이브가 이끄는 벌스를 지나 촘촘한 전자음이 속도감 넘치게 질주하는 강력한 후렴까지의 초반 전개가 상당한 흡인력을 자랑한다. 묵직한 베이스와 킥은 시종일관 선명히 존재감을 드러내며 리스너를 사로잡는다.


본작의 거의 모든 섹션들은 놀랄 만큼의 균형감을 유지하며 저마다의 매력을 앞다투어 뽐낸다. 그 중에서도 김다연이 'We Fresh'를 외침과 동시에 로킹한 기타가 낙하하는 브릿지는 가장 강렬한 청각적 쾌감을 안겨 주는 최고의 하이라이트 구간.


3분 15초 내내 단 한 번도 숨 돌릴 새 없이 끝없이 가속해 달리는데도 전혀 과하거나 벅차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강렬하게 응집된 에너지가 지속적으로 맥동하며 신인의 꿈틀대는 패기를 구현한다. 기술적으로 완벽한 완급 조절을 바탕으로 오프닝부터 엔딩까지의 모든 시퀀스가 탄탄하게 짜여진 웰메이드 액션 활극.


케플러가 현 시점에서 선보일 수 있는 최대의 음악적 역량이 집약된 'We Fresh'는 지금까지의 걸그룹 음악에서 기타를 가장 과적으로 활용한 사례 중 하나이자, 가히 춘추전국시대와도 같은 4세대 걸그룹들의 치열한 뉴웨이브 대전 사이에서 케플러의 존재감을 명확히 새기는 멋진 한 방이다.



탄, 'Beautiful LIE' : 5.8


올해 최고의 케이팝 보이그룹 트랙이라 해도 무방했던 전작 'Walking on the moon'의 기세를 이어, 하우스 리듬 위에 가성 보컬을 꾹꾹 눌러 수놓는 'Beautiful LIE'는 한층 팝적인 구성과 세련된 탑라인으로 꽤나 즐거운 3분을 선사한다. 올해 데뷔한 신인 보이그룹 중에서는 가장 음악적으로 흥미로운 성과를 올리고 있는 팀.


드림캐쳐, [Apocalypse : Follow us], 드림캐쳐컴퍼니, 2022

드림캐쳐, 'VISION' : 7.3


선명한 메시지와 직관적인 사운드로 그룹 커리어의 애크메(acme)에 이르렀던 전작 'MAISON'은 후속작이 무엇이든 밋밋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을 시리즈의 완벽한 마무리였다. 실제로 후속작 'VISION'은 비교적 덜 선명한 가사, 허술한 짜임새의 래핑, 전작과 유사한 구성의 후렴 등 상대적으로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는 몇몇 약점들을 지닌 트랙이다.


그러나 글렌 체크(Glen Check)의 김준원(June One)과의 협업이 탄생시킨 세련된 사운드는 이 불리한 조건들을 뒤집고 'VISION'을 결코 전작에 뒤처지지 않는 매력적인 작품으로 끌어 올린다. 지글거리는 신스와 전투적인 기타가 이끄는 다크 테크노 풍의 비트는 맥동하는 에너지를 품고 드림캐쳐 멤버들의 보컬을 단단하게 견인한다.


여러모로 글렌 체크가 올해 초 발매한 정규 앨범 [Bleach]의 사운드를 닮아 있는 본작은 케이팝에서 좀처럼 마주치기 어려운 신선한 즐거움을 안겨 준다. 그 존재 자체만으로 케이팝의 풍부한 장르적 확장성을 증명하는 드림캐쳐는 수작 'VISION'을 통해 팀의 무대를 한층 넓히고 소포모어 징크스를 당당히 극복해 보인다.


마마무, [MIC ON], RBW, 2022

마마무, 'ILLELLA' : 5.5


후덥지근한 레게톤을 특별한 변주 없이 끝까지 이어가 다소 처지는 감이 있지만, 마마무 멤버들의 유니크한 음색이 교차되며 지루함을 덜어주고 직관적인 멜로디가 귀에 거부감 없이 감겨들어 구성의 한계를 어느 정도 극복한다.



이채연, [HUSH RUSH], WM엔터테인먼트, 2022

이채연, 'HUSH RUSH' : 5.7


유명 프로듀서 뎀 조인츠(Dem Jointz)의 손에서 탄생한 이채연의 솔로 데뷔작 'HUSH RUSH'는 심심하다고까지 느껴질 정도로 매우 차분하고 소박한 트랙이다. 이채연의 댄서/퍼포머로서의 이미지와 본 앨범의 뱀파이어 콘셉트를 고려하면 다소 의외인 선택인데, 그 의문과는 별개로 고유의 템포를 잃지 않으며 산뜻한 뒷맛을 안기는 부드러운 프로덕션 자체는 꽤나 깔끔하게 완성된 편.


권은비, [Lethality], 울림엔터테인먼트, 2022

권은비, 'Underwater' : 4.0


일렉트로니카 프로듀서 탁(TAK)과 협업한 전작 'Glitch'로 UK 개러지 장르와의 시너지 효과를 입증해 보인 권은비. 또다른 EDM 프로듀서인 토요(TOYO)와 합을 맞춘 본작 'Underwater'는 그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짜임새로 아쉬움을 남긴다. 헐거운 탑라인은 쉽사리 귀에 꽂히지 않고, 관성적으로 흘러가는 구성은 밋밋한 인상을 더한다. 타이틀곡으로서의 무게감도 차별성도 부족한 애매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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