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위
SIGNAL
트와이스는 음악적 완성도가 높은 음악을 가져오는 팀은 아니지만 마음 편하게 즐기기 어려운 곡을 내놓는 팀도 아니다. 그러나 변명의 여지가 없이 박진영의 안일함이 낳은 실패인 'SIGNAL'은 트와이스의 커리어 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들어주기가 힘든' 곡이다. 2017년작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촌스럽기 짝이 없는 드럼라인이 곡의 전반적인 인상을 망쳐 놓는다. 멜로디라인 자체는 중독적이고 직관적이나 구성과 사운드의 디테일을 완전히 포기한 탓에 길지도 않은 노래가 지루하고 공허하게만 들린다.
12위
YES or YES
'YES or YES'는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곡이다. 트와이스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곡을 기존의 문법으로 무난하게 풀어냈다. 그러나 이는 기존의 트와이스와 다를 것이 없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 곡에서는 어떠한 인상적인 구간이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발견할 수 없고, 부자연스럽게 음계가 진행되는 후렴구 역시 큰 매력을 느끼기 어렵다.
11위
CHEER UP
신인 걸그룹이었던 트와이스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은 메가히트곡 'CHEER UP'은 사나의 '샤샤샤'와 같은 킬링 파트의 아이돌적 매력을 차치하면 음악으로서의 가치는 희미하다. 변칙적으로 리듬을 전개하면서 통통 튀는 전자음을 흩뿌려 놓아도 여전히 멜로디라인은 크게 와닿지 못하며, 트와이스가 주장하는 유니크한 '컬러 팝'이란 것이 과연 무엇인지 의문을 가지게 한다. 적어도 'CHEER UP'은 유니크하지도 않고, 컬러풀하지도 않다.
10위
KNOCK KNOCK
트와이스는 언제나 '쉽게 따라부를 수 있는' 쉽고 대중적인 음악을 지향해 왔고, 그 전형이 바로 'KNOCK KNOCK'이다. 드럼을 다소 무겁게 잡은 탓에 다소 올드하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직관적으로 진행되는 선명한 곡 구성과 깔끔하게 뽑은 코러스 덕분에 적당히 듣기 좋게 완성되었다. 그러나 인상적인 포인트나 사운드의 부재로 인해 곡은 흐릿한 인상으로 남는다.
9위
FANCY
그간의 트와이스와는 다른 레트로풍의 일렉트로 팝을 시도한 'FANCY'는 톤 낮은 키치함으로 나름 신선한 맛을 안겨 준다. 그러나 축 처지며 애매한 음역대를 맴도는 힘없는 후렴과 납작하게 찍어 나온 사운드 디자인은 트와이스라는 팀의 보컬적 강점을 무색하게 만들고 디렉팅의 의도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게 한다. 변화를 위한 변화는 무의미하다. 트와이스의 특성과 역량을 고려하지 않은 아쉬운 결과물인 'FANCY'는 그 증거이다.
8위
Heart Shaker
시원한 멜로디라인과 함께 에너지 넘치는 기타 드라이브로 깔끔하게 곡을 전개한다. 부자연스러운 훅 어필과 어색한 킬링파트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도 트와이스는 노련한 완급 조절과 매끄러운 구성이 돋보이는 팝 록을 만들어냈다. 코러스에서 하이노트로 찔러대는 바람에 약간 피로한 감은 있지만, 'Heart Shaker'는 여전히 무난하게 듣기 좋은 대중가요다.
7위
Dance The Night Away
'Dance The Night Away'의 멜로디라인은 드랍을 제외하면 굉장히 평이하고 헐겁다. 트와이스의 톡톡 튀는 보컬이 상대적으로 드러나지 못하는 밋밋한 벌스와 프리코러스를 들으면 아직도 그들의 곡 해석력과 소화력이 미숙한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실감한다. 하지만 브라스를 기용하여 기가 막히게 뽑아낸 드랍이 곡의 엉성한 인상을 180도 바꿔놓는다. 분명한 단점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잘 만든 후렴이 노래를 살린다'는 통설처럼 매력적인 EDM 드랍을 통해 곡을 단번에 심폐소생술하는 데 성공했다.
6위
OOH-AAH하게
'OOH-AAH하게'는 기존 JYP 걸그룹의 문법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안전한 길을 택한 곡이다. 때문에 다소 무미건조하고 몰개성하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그것을 감안해도 직관적으로 잘 뽑힌 멜로디가 주는 매력은 거부하기 어렵다. 치고 빠지는 리듬 변화를 통해 곡이 긴장감 있게 진행되면서도 신선한 음계 진행이 돋보이기도 하는 이 곡은 트와이스라는 팀이 어떠한 음악을 지향하는지에 대해 자신 있게 예고한 데뷔 싱글이다.
5위
Feel Special
사운드는 유려한데 멜로디 라인이 올드하다. 원더걸스와 미쓰에이를 연상시키는 JYP 특유의 마이너 코드는 '복고'와 '촌스러움' 그 사이 어딘가를 맴돈다. 반면 탄탄한 베이스와 함께 곡을 이끌어가는 하우스 사운드는 트와이스의 음악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세련되고 수려하다. 곡의 백미는 묵직하게 터져나오는 후반부의 아우트로 파트.
4위
TT
'CHEER UP'으로 만루홈런을 친 트와이스가 이어서 기록한 연타석 홈런. 'TT'라는 후크 포인트를 잘 캐치했을 뿐만 아니라 코러스 자체가 전체적으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뽑혔다. 이 정도는 해야 국민적 히트곡이 된다. 물 흘러가듯 자연스럽게 전개되는 곡의 구성과 멤버들의 캐릭터를 맛깔나게 살려낸 디렉팅은 '순진무구하고 상큼발랄한 소녀'라는 트와이스의 이미지가 대중에게 성공적으로 각인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영리하고 전략적인 프로듀싱이 존재했음을 보여 준다. 'TT'는 이러한 정교한 설계와 공간감 넘치는 사운드, 유려한 프로듀싱이 한데 모여 탄생한 웰메이드 신스 팝 곡이다.
3위
More & More
레드벨벳, 블랙핑크 등 타 걸그룹과 비교해 악곡의 평균적인 완성도가 떨어졌던 트와이스지만, MNEK과 자라 라슨 등 트렌디한 해외 프로듀서를 기용한 'MORE & MORE'는 비단 트와이스의 커리어뿐만 아니라 K-POP 전체를 통틀어서도 손꼽힐 만큼 세련된 사운드를 선보였다. 감각적으로 깔리는 베이스를 앞세워 은은하게 리듬을 쪼개는 드랍은 트와이스의 음악적 성숙을 단적으로 드러내 주는 가장 명확한 증거다. 'MORE & MORE'를 통해 트와이스는 드디어 대한민국 대표 걸그룹의 무게감에 걸맞는 예술적 성취를 거두는 데 성공했다.
2위
What is Love?
'What is Love?'는 한 마디로 흠잡을 데 없는 훌륭한 곡이다. 트와이스의 세부 장르 가운데 'Knock Knock', 'Heart Shaker' 계열의 소프트 락 넘버 중 가장 완성도가 높다. 드라마틱한 구성, 캐치한 멜로디라인 등 작곡진이 여러모로 심혈을 기울인 것이 보인다. 지효의 파워풀한 보컬이 치고 들어오며 변주되는 후반부는 엄청난 흡인력을 자랑한다.
1위
LIKEY
트와이스의 첫 정규앨범이라는 무게감에 걸맞는 완성도를 지닌 곡. 'TT'와 비견될 정도로 코러스를 캐치하게 뽑아냈고 'Likey' 라는 포인트도 잘 잡았다. 속도감 있게 운용되는 신스 덕분에 'TT'와는 다르게 박진감 넘치면서도 상큼함을 챙겨 간다. 이에 더해, 트와이스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수준 낮은 랩 파트가 'LIKEY'에서는 오히려 '참고 들어줄 만한' 수준을 넘어서 '듣기 좋은' 수준으로 뽑혔다. 키치한 트랩 사운드와 함께 등장하는 다현의 랩은 곡이 배경으로 삼고 있는 인스타그램-틱톡 시대의 감성을 정확히 꿰뚫는다. 이를 통해 그들의 첫 정규앨범 'TWICETAGRAM'의 타이틀곡 'LIKEY'는 탄탄한 완결성을 바탕으로 선명한 사운드와 멜로디라인을 흩뿌림으로서 비로소 그들이 부르짖던 '컬러팝'에 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