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걸 6년 커리어의 13곡을 되돌아보다
오마이걸이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던 2015년, 훗날 그녀들이 '살짝 설렜어'와 'Dolphin'이라는 홈런 두 방을 날리며 올해의 아티스트에 거론될 정도로 성장할 거라고 말한다면 누가 믿을 수 있었을까? 외부에서 팬덤을 끌어올 만한 대형 기획사나 대형 멤버도 없이 꾸준하게 성장곡선을 그려온 오마이걸의 서사는 K-POP 내에서도 전례가 없다.
그녀들의 성장 동력은 걸그룹으로서는 이례적이게도'음악' 하나에 굳건하게 기반해 왔다. 다른 팀들과는 분명 어딘가 다른 확실한 음악적 노선과 뚝심있는 지향, 그리고 뛰어난 완성도까지 더해지니 대중 역시 끝끝내는 그녀들의 음악에 설득되고 말았다. 그만큼, 오마이걸의 성장 스토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녀들의 음악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본 글에서는 오마이걸이 걸어 온 6년 간의 디스코그래피를 돌아보며 팀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되짚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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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곡은 별안간 다시 벌스로 돌아간다. 기대했던 불꽃놀이는 터지지 않고 허무하게 집으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오마이걸답게 또다시 클리셰를 뒤틀며 무언가의 철학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듯하지만, 그래도 코러스 자체를 없애 버리는 건 무리수였다. 프리코러스만으로 이미 충분히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곡의 구성이 정상적이었다면 훨씬 더 듣기 좋은 곡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미련이 남을 뿐이다.
오마이걸의 색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살짝 설렜어'와는 달리 'Dolphin'은 우리가 아는 오마이걸만의 톡톡 튀는 음악색이 고스란히 담긴 노래다. 대중성에 굴복한 타이틀곡보다 자신들의 음악적 노선을 따른 수록곡이 더한 흥행을 기록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성과임에 틀림없다. 'da da da da da da' 라는 직관적인 후렴은 단순하지만 그 매력이 상당하다.
그러나 태생적으로 수록곡인 탓일까, 아쉽게도 'Dolphin'이라는 트랙의 파괴력 자체는 크지 않다. 재치있는 아이디어와 단순명료한 구성은 재미있으나 그렇게 큰 인상을 남길 만한 힘은 없다. 팬과 대중 모두를 만족시킨 오마이걸 성장기의 최종장이 이 정도 트랙이라면 다소 맥빠지는 마무리다.
'비밀정원', '다섯 번째 계절'의 연이은 흥행과 Mnet의 걸그룹 서바이벌 경연 프로그램 <퀸덤>을 통해 대중의 관심이 최고조로 치닫은 타이밍에서, 오마이걸은 그간 쌓아올린 '오마이걸적인' 음악 브랜드로 승부할지 혹은 대중의 니즈에 순응함으로써 음악적 자존심은 잠시 접어 두고 체급을 키울지 선택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녀들의 선택은 후자였다.
주로 유려한 선율을 중심으로 한 깔끔한 팝 곡을 가져오던 오마이걸이 특별할 것 하나 없는 트로피컬 하우스라니. 우려와는 달리 '살짝 설렜어'라는 후렴과 함께 떨어지는 드랍은 굉장히 선명하고 캐치하다. 공간감 넘치는 사운드로 몰입을 유도하는 프리코러스 역시 노련하다. 대중에게 안 먹힐 수가 없는 노래다.
'다섯 번째 계절'은 분명 독특한 매력을 지닌 개성적인 곡이고, K-POP 씬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노래도 아니다. 오마이걸의 음악적 색채를 어떻게 확립하고 효과적으로 구현해낼 지에 대해 프로듀서진이 심혈을 기울여 연구하고 화성학적 요소와 리듬 설계를 통해 나름 정교하게 배치했다는 것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보컬과 랩은 미숙함을 감출 수 없으며 멜로디와 사운드, 리듬의 설계와 위력에서는 미흡한 점이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