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4주차 K-POP 리뷰

레드벨벳, 하이라이트, 크래비티 등 4곡

by 박정빈

[2022년 3월 4주차]

레드벨벳 - Feel My Rhythm
하이라이트 - DAYDREAM
CRAVITY - Adrenaline
VERIVERY - O


* 리스트는 발매일 순입니다.




스크린샷, 2022-04-06 15-41-07.png Red Velvet, [‘The ReVe Festival 2022 - Feel My Rhythm’], SM엔터테인먼트, 2022

WEEKLY PICK!

레드벨벳, 'Feel My Rhythm' : 8.6


대한민국의 아이돌 그룹 중에서 가장 세련된 팀을 꼽는다면 누가 거론될까? 적어도 레드벨벳(Red Velvet)의 이름을 빼놓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K-POP이라는 역사가 태동한 이후 이 문화가 배출해낸 가장 눈부신 음악적 성취 중 하나인 [Perfect Velvet] 앨범뿐만 아니라, 데뷔 이후 꾸준히 국내 최고 수준의 사운드 퀄리티를 선보이며 일반적인 아이돌들과 궤를 달리하는 음악적 완성도를 보여주었던 그들의 행보는 레드벨벳이라는 이름이 누구보다 스타일리쉬하게 발음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리고 들은 강산이 한 번 바뀔 시간 동안에도 여전히 전혀 녹슬지 않은 독보적인 브랜드 가치를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바로 'Feel My Rhythm'을 통해서.


재생 버튼을 누르자 마치 우아한 오페라의 서막이 올라가듯 등장하는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 샘플은 환상적인 첫인상을 남긴다. 발레리나 콘셉트를 내세웠던 몽환적인 티저 이미지들 천천히 떠오르려 하는 순간, 인트로가 끝나자마자 저돌적으로 치고 들어오는 메탈릭한 비트가 모든 예상을 뒤엎는다. 에스파의 'Savage' 연상시키는 공격적인 EDM 사운드는 멤버들의 부드러운 보컬과 이질적인 듯 오묘하게 어우러지며 독특한 맛을 낸다. 특히 후렴에서는 아름다운 스트링 선율과 여린 가성 보컬이 폭발적인 전자음과 그대로 병치되는 아이러니한 구조가 나타나는데, 이는 오히려 신선한 대비감을 선사하며 'Feel My Rhythm'을 더욱 특별한 트랙으로 만든다.


'도회를 뒤집어'라는 아이린의 첫 라인은 본 곡의 전개뿐만 아니라 레드벨벳이라는 팀의 정체성을 요약하는 한 마디다. 세련되고 감각적인 이미지를 단편적으로 전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다른 코드를 결합시켜 한 번 더 비트는 작법은 레드벨벳이 가진 독보적인 음악성의 근간과도 같다. 이처럼 'Feel My Rhythm'은 이질적인 요소들을 조화롭게 공존시키는 하이브리드한 구성을 극대화시켜 다시 한 번 탁월한 음악적 성취를 거두었다. 물론 뛰어난 짜임새의 사운드 프로덕션과 유려한 멜로디 메이킹이 쳐주었기에 가능했던 일. 루가 멀다 하고 새 얼굴들이 쏟아져 나오는 아이돌 시장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여전히 가장 프레쉬한 팀은 9년 차에 접어든 중견 그룹 레드벨벳이다. 그들의 리듬은 결코 대체 불가능한 종류의 것임을 다시금 느끼는 순간이다.



스크린샷, 2022-04-06 15-35-09.png 하이라이트, [DAYDREAM], 어라운드어스, 2022

하이라이트, 'DAYDREAM' : 6.2


'DAYDREAM'의 쉬운 멜로디와 깔끔하게 정돈된 사운드는 하이라이트의 전작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들과 일치한다. 그러나 굴곡 없이 평탄하게 흘러가는 곡 진행과 평이한 가사는 차별점을 지워내고 곡의 인상을 흐릿하게 만들 뿐이다.



스크린샷, 2022-04-06 15-36-43.png CRAVITY, [CRAVITY 1ST ALBUM PART 2 [LIBERTY : IN OUR COSMOS]], 스타쉽엔터테인먼트, 2022

크래비티, 'Adrenaline' : 7.5


날카롭게 다듬은 일렉트로닉 사운드 위에 감각적인 멜로디가 얹힌다. 속도감 있게 달리는 비트는 다채로운 악기들을 조화롭게 엮어 넣으며 하이브리드한 즐거움을 제공한다. 멤버들의 부드러운 음색은 2010년대의 샤이니가 얼핏 겹쳐 보이는 청량한 웰메이드 트랙과 만나 최고의 시너지를 보여 준다. 비로소 크래비티에게 딱 맞는 옷을 찾은 느낌이 든다.



스크린샷, 2022-04-06 15-38-42.png VERIVERY, [SERIES 'O' [ROUND 0 : WHO]],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2022

베리베리, 'O' : 6.4


세련된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기반으로 차근차근 디스코그래피를 쌓아 올리며 알음알음 평가를 높여 가고 있던 보이그룹 베리베리. 허나 이번에는 EDM보다는 기타를 중심으로 평범한 팝에 가까운 트랙을 선보인다. 트랙의 퀄리티가 나쁘지 않고 전작보다 멤버들의 음색이 더욱 돋보이는 등 긍정적인 지점은 있으나 그동안의 일관적인 장르적 지향을 포기하는 것을 감수할 만큼의 의의가 있는 작품인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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