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의 이름을 딴 김성환 짐. 오픈식에는 아쉽게도 참석하지 못했고 나도 남처럼(?) 오빠의 유튜브를 보면서 오픈식을 알게 되었다. 영상 안 파란 로고를 시야가 흐려질 만큼 멍하게 바라보았다.
김성환 짐이라, 그러니까 김성환 짐에 가면 사람들은 다들 운동을 하겠지. 일종의 훈련 같은, 실력을 쌓는 거다. 그 안에서. 피티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스스로 하기도 하겠지. 갑자기 어렸을 적 오빠와 보았던 드래곤볼의 손오공이 떠올랐다. 우주선 안에서 열심히 물구나무서기를 한 채 푸시업을 하던 모습. 그 우주선 안, 그리고 오빠의 헬스장 안을 곧장 머릿속으로 그려본다. 공간 안 물건들을 슬며시 바꿔본다.그 공간에 들어서면 노트북과 노트, 펜이 놓여있다. 사람들은 그 안에서 글쓰기 훈련을 한다. 그냥 쓰는 공간. 쓰지 않는 사람은 나가야 한다. 잠시 멍 때리고 이런 건 괜찮지만 누군가와 통화를 하거나 다른 일은 할 수없다. 오직 글쓰기에 관련된 일만 하는 쓰는 훈련소.
글쓰기 수업을 진행하면서 스스로에게 계속되는 질문은 이것이다. 이 모든 걸 다 가르치면 결국 상대는 글을 잘 쓰게 되는 걸까. 이야기는 어떻게 구성되어있는지, 좋은 소재를 찾는 방법, 영감을 떠올리기 위한 루틴, 필사를 활용하고 어떤 인물이 주인공이 되면 좋은지, 사건은 어떤 걸 사건이라고 하는지 이런 것들을 알게 되면 글을 더 잘 쓰게 될까. 일 년 동안 쉬지 않고 글쓰기 수업을 계속해 온 내 답은 잘 쓰게 되는 사람도 있고 되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될 듯 말듯하다가 어느 순간 잘되는 사람도 있고 두 번째 수업 글 피드백에서 완전히 감을 잡아 글이 달라지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니까 사람마다 달랐다.
각자의 역량에 따라 다른 듯하다. 확실한 것은 그들에게 모두 다 일종의 writergym이 필요하다는 거다. 어떤 것을 배우든 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러니까 수업이 끝나면 다시 writer gym으로 가야 한다. 내가 안심하고 글을 쓸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글쓰기 훈련을 하지 않고 수업만 듣는 것은 마치 운전에 대해 공부만 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바퀴는 어떻게 생겼고 이 차는 안에 부품이 이런 게 있고 나아갈 때는 핸들을 어느 정도의 각도로 꺾으면 커브길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해서 배운다고 해서 운전을 잘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경험을 늘려야 한다. 그리고 그 경험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는 관찰력이 있어야 한다. 관찰력은 바라보는 것을 넘어서 해석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제대로 보고 제대로 만지고 제대로 먹어야 한다. 이게 일상에서 훈련이 되어야 글쓰기는 비로소 빛난다. 아무런 감각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이 쓴 글은 너무 뻔하다. 뻔한 글은 유치하다.
그럼에도 기초 글쓰기 수업, 탄탄 글쓰기를 이번에 리나 작가님과 오픈하게 되었다. 최대한 이 수업에서는 글쓰기에 적용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언급할 예정이다. 그리고 실제 글쓰기 과제를 통해서 1대 1로 피드백을 드리면서 적용시키는 과정까지 도와드리려고 한다. 사람들의 사고를 내가 바꿀 수 없지만 어쨌거나 글의 직접적으로 메모를 달게 되면 그 글의 구조와 흐름, 그리고 어떤 단어가, 문장이 좋았고 좋지 않았고에 대해 말하게 된다. 그러면서 확실히 글은 달라진다. (세바시 랜드 VOD수업과 커리큘럼이 어느 정도 겹치는 부분이 있다. 다만 이 수업에는 개인 피드백이 들어가고 실시간 소통 강의라는 장점이 있고 세바시랜드 vod는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둘 중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각자 원하는 수업으로 들으면 된다.)
마지막으로 글로성장연구소에서는 66 챌린지를 2022년 1월 2일부터 시작한다. 여기에는 피드백은 없지만 완주 시 선물(?)이 있다. 그리고 다른 챌린지와 다르게 저만의 연습법, 즉 저의 훈련법이 숨어있다. 나는 이 방법으로 우리가 일기를 썼어야 했다고 믿는다.
어제는 놀이터에 다녀왔다. 참 즐거웠다
라는 방식으로 쓰니 글쓰기가 재미가 없어진 거다. 그것에 대해 알려드리고 시작하니 아마도 66일 동안 진행하는 글쓰기 챌린지는 재밌는 놀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66 챌린지는 단톡방에서 이루어지는데 온라인 writergym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가 경쟁해야 될 이야기는 그러니까 브런치 내에 같은 작가, 혹은 인기 많은 소설, 에세이가 아니다. 세상의 모든 이야기이다. 나는 이야기를 풀기에 가장 매력적인 곳이 글이라고 믿는다. 글쓰기는 정말 글쓰기답다. 그리고 그 글쓰기로 이야기를 적어 내려가다 보면 머릿속에는 그림이 그려진다. 머릿속에서 그린 그림은 언제나 실제의 그림보다 비어있지만 선명하다. 아니, 선명하지만 비어있다.
그걸 독자의 몫으로 남겨놓아야 한다. 글쓰기를 글쓰기답게 하는 것은 어쩌면 단순히 비워두는 것. 읽힐 만한 글을 듬성듬성 비우고 쓰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사실 그렇게 쓰는 것은 어렵다. 어렵기에 모두 같이 연습해서 조금 더 많은 훈련을 했으면 좋겠다.
66 챌린지는 말 그대로 66일 동안 글을 매일 써야 하고 나 역시 참여할 예정이다.
글쓰기 수업을 듣든, 혼자서 글을 쓰든, 챌린지에 참여하든, 컨설팅을 받든 사실 정답은 없다. 모두 해도 되고 모두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꾸준히 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