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 없이 글쓰기 강의를 시작한 진짜 이야기
“작가가 아니면 글쓰기 강사는 못하죠?”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예요.
(혹은 “제가 글쓰기 수업을 하고 싶긴 한데, 자격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책을 내기도 전에 글쓰기 강의를 먼저 시작했어요.
특별한 이력도, 화려한 학벌도 없었어요.
그저 글을 좋아했고, 글을 통해 사람들과 연결되고 싶은 마음 하나로요.
시작은 정말 서툴렀습니다. 누가 수강 신청을 할까? 수업은 어떻게 짜야하지?
막막했지만, 하나씩 경험을 쌓아가다 보니 지금은 글쓰기로 사람들을 만나고, 제 수업을 기다리는 분들도 생겼습니다. (생긴.. 것 같아요 하하)
처음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건, 우연히 한 문예지에서 신인상을 받으면서예요. 하지만 그곳은 정기 모임, 문학 여행, 회비 등이 함께하는 커뮤니티였고, 당시 지금보다 좀 더 내향적이었던 저는 참여하지 못했죠. 그래서 다음 해 상장도 받으러도 가지 않았어요. 그러다 브런치스토리라는 플랫폼을 알게 되었고, ‘작가 신청’을 눌러 글을 제출했죠. 며칠 뒤 저는 브런치 작가가 되었어요. 그때 둘째 아이를 낳은 지 며칠 되지 않았지만, 이틀에 한 번, 삼일에 한 번씩은 꼭 글을 썼어요. 그렇게 꾸준히 쓰다 보니 다음 포털 메인에 제 글이 소개되기 시작했고, 30회 이상 메인에 오르며 빠르게 구독자를 모을 수 있었죠.
그 무렵, 저는 인스타그램과 브런치에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의 근황을 종종 올렸어요. 아직 출간한 책은 없었지만, 스스로를 이미 작가라고 믿고 있었거든요. 그러던 중 함께 독서모임을 하던 지인이 울산 태화동 주민센터에서 글쓰기 강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전해줬어요.
“할 수 있겠어요?”라는 물음에, 저는 망설이지 않고 “할 수 있다”라고 대답했어요.
그렇게 저는 출간작도, 자격증도 없이 강의를 시작하게 되었고 무려 1년간 주민센터에서 글쓰기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어요.
첫 수업 준비는 정말 힘들었어요. 그 당시 계약만 해놓고 출간은 하지 않은 상태였기에 편집자님께 자문도 구하고, 주변 선배 작가들에게 도움도 받았어요. 제가 글쓰기 강의를 시작할 수 있었던 이유는 두 가지였어요.
1. 제가 저를 작가라고 믿었기 때문이에요.
제 정체성을 그렇게 정했기에 누가 직업을 물으면 “작가입니다”라고 대답했어요.
2. 할 수 있냐는 질문에 “할 수 있다”라고 대답했기 때문이에요.
완벽하지 않아도, 해볼 수 있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글쓰기 강사가 되기 위해 꼭 출간작이나 자격증이 필요한 건 아니에요. 오히려 공감, 소통, 따뜻함, 유연함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도서관이나 주민센터에서 강의를 하다 보면 정말 다양한 사연과 사람들을 만나거든요. 그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귀, 무너지지 않는 마음, 그리고 다시 일어나는 힘이 필요해요.
혹시 지금 ‘나도 글쓰기 강사를 할 수 있을까?’ 고민 중이라면, 먼저 자신이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인스타그램, 브런치, 블로그, 스레드 어디든 괜찮아요.
(이때 정체성은 작가이지 작가지망생이 아닙니다. 그러나 작가라고 거짓말을 하라는 건 아니고 마음을 그렇게 먹으라는 겁니다)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도와주고 싶어 해요. 그러다 보면 어느 날, 예기치 않게 ‘할 수 있겠냐’는 제안을 받게 될지도 몰라요.
마지막으로 꼭 기억해 주세요.
책이 없어도, 자격증이 없어도 글쓰기 강사는 될 수 있어요.
할 수 있다고 믿는 마음과, 꾸준히 쓰는 힘이 가장 먼저니까요.
다음 글에서는 글쓰기 강사의 세계가 실제로 어떤지, 좀 더 구체적으로 나눠볼게요. 재밌게 보셨다면 댓글이나 라이킷을 남겨주세요.
이상 아무것도 없이(?) 글쓰기 강사 생활을 시작한 김필영 강사였습니다.
--------> 글쓰기 강사로서의 고생 아닌 고생은 첫 수업이 아닌 뒤에 나옵니다.. (참고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