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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에녹 Oct 19. 2023

프롤로그

저는 영상 감독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카메라가 손에 익숙한 저는 사진을 찍으러 밖을 많이 나갑니다. 이왕 찍는 사진 예쁘고 화려한 곳들을 찍어서 SNS에 올리는 일이 저의 취미활동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서울 유명하다는 사진 스팟은 꽤나 많이 다니면서 예쁜 사진들을 많이 건졌었죠.

 

그런데 한 번은 해가 반쯤 떨어졌을 무렵이었습니다. 재래시장에서 한 손에 파를 든 할아버지의 뒷모습을 우연히 찍은 적이 있었습니다. 이제껏 찍은 사진들과 비교하여 화려하지도 예쁘지도 않은 뒷모습이었습니다. 한동안 밥을 먹으면서, 빨래를 널면서 그리고 산책을 하면서 한 번씩 사진을 꺼내보곤 했습니다. 저는 그 사진이 왜 이렇게나 좋았을까요.

 

일상은 저에게 너무 당연한 것들이기에 이제껏 아름답다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세상에 예쁜 곳이 얼마나 많은데’ 하며 시간이 생기면 일상에서 보기 힘든 곳들을 보러 다녔었죠. 그런데 생각해 보니 제게 소중한 것들은 대개 화려한 것들보다 일상의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그 뒤로 저는 저의 하루에서 소중한 것들을 찾아다니기로 했습니다. 대중교통을 타면서, 산책을 하면서, 친구와 만나면서 흔히 하는 경험. 그 경험에 밑줄을 긋는 일이 저만의 추억 노트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그 이야기들이 한데 모여 당신께 닿으려 합니다. 어쩌면 이 글과 함께 당신의 일상에서 당신만의 소중한 밑줄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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