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세상 참 편해졌다
딸아이의 첫 대회는 총 6경기가 치러진다. 그중 두 개의 경기는 주말이라 현장에서 볼 수 있었다. 월요일 집으로 돌아왔고 AI에게 물어봤다. 아이는 부모가 안 봤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가서 응원하고 싶다고 나의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AI의 대답은 나의 고민에 해결책을 안겨 주었다.
딸아이는 독립심이 강한 아이다. 유치원에 처음 갔을 때, 새로운 학원을 갔을 때,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언제든 딸아이는 우리에게 기대지 않았다. 항상 씩씩하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갔다. 대회 또한 딸아이는 언제나처럼 우리에게 기대지 않고 해내고 싶었을 것 같다. 그래서 경기장에는 가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마음먹을 수 있었던 이유는 하나 더 있다. 요즘은 경기 장면이 유튜브로 실시간 스트리밍이 된다. 세상 참 편해진 것 같다. 나의 고민을 털어놓을 곳도, 현장에 가지 않고도 먼 곳을 볼 수도 있다.
그렇게 우리는 집에서 딸아이의 경기 시간에 맞추어 영상을 보았다. 한점 한 점이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첫날 경기에서는 패배했지만 그 후로 현재까지 세 경기를 이겼다. 부족한 점이 한 두 개가 아니었지만 딸아이와 파트너아이는 본인들의 120%를 끌어올려 경기에 임한 듯 보였다. 배운 기술을 100% 활용하고, 20%는 딸아이와 파트너아이의 꽁닥꽁닥한 팀워크로 빛을 냈다. 한점 한점 이기고 질 때마다 둘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손을 맞잡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보기 좋게 포착되었다. 서로를 탓하지 않고 함께 이겨내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딸아이가 더 크게 보였다.
그렇게 우리는 딸아이의 경기 영상을 몇 번이고 다시 재생해서 봤다. 심지어 신랑은 영상을 다운로드하여 소장용으로 편집까지 하고 있다. AI에게 상담도 하고, 유튜브로 보고 싶은 것은 언제든 무엇이든 볼 수 있고 세상 참 좋아졌다. 난 좋아진 세상을 얼마나 활용하며 누리고 살고 있을까? 확실한 건 나의 필요에 의해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배우며 편리함에 익숙해지고 있는 것 같다.
딸아이도 편리해진 세상에 맞춰 자신의 경기 영상을 돌려 보며 분석 자료로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이건 엄마의 욕심이니 강요하지는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