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이 아직 잠에서 덜 깼을 때 불이 켜졌다.
-여보, 몇 시지?
-7시 넘었어.
-아직 8시가 되려면 한참 멀었네?
-그래도 일어나. 당신 잠 깼잖아.
-내가 잠에서 깼다고 누가 그래?
-그럼 지금 말하고 있는 사람은 누군데?
-내 안에 있는 잠에서 깬 내 자아인가 보지. 내 몸들은 아직 잠에서 깰 생각이 1도 없는 것 같아.
-당신은 보니까 학원 수업이 있거나 일이 있으면 정확히 그 시간에 잠에서 깨서 침대에서 일어나는데 시간이 얼마 안 걸리는데, 주말이 되면 몸이 알아서 반응하나 봐. 몸속에 있는 나사들이 다 풀어져서 그걸 다시 연결해서 몸이 움직이게 만들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 같단 말이야. 정말 신기한 사람이야. 나는 잠에서 깨면 누워있는 게 괴롭던데.
-나는 잠에서 깼지만, 누워있을 수 있는 여유가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행복 같거든. 그래, 나는 잠에서 깼지만, 이렇게 누워있어도 된다. 이렇게 누워있을 수 있는 여유가 있다. 그래, 오늘은 천천히 일어나도 되고, 천천히 생각해도 된다. 물론 더 큰 행복은 생각의 스위치를 아예 끄는 거지만, 그건 아직 힘드니까.
-참 달라. 그것도 아주 많이. 인조인간도 아니고 말이야. 아무튼 특이해.
-그냥 평소에 머리도 많이 쓰고 에너지도 많이 쓰니까 굳이 그럴 필요가 없을 땐 안 쓰려고 노력하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