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 시리즈

또 번역하시려고요?

by 승주연


딸은 올해 5학년이 된다. 하지만, 작년 한 해 동안 학교를 다닌 날보다 집에서 보낸 날들이 더 많다 보니 아무래도 더 어려워지는 5학년 공부가 조금 걱정됐다. 딸은 수학을 어려워하는데, 5학년이 되면 수학도 어려워질 것이고, 국어나 다른 과목도 걱정스러운 상황이었다. 그런데 네이버 메인 화면에 마침 초등학생들이 이번 방학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 지에 대한 조언이 가득 담긴 글이 보였다. 나는 이건 나 같이 자식 공부에 신경 못 쓰는 워킹맘들을 위한 주옥같은 글 같았다. 거기에 적힌 글은 굳이 내가 블로그에 들어가서 확인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는 내용들 외에도 다소 솔깃하고 유익한 정보가 들어 있었다. 수학은 연산이 어려워지고, 국어와 관련해서는 어려운 단어가 많이 나오고, 한자도 공부를 해두면 좋다는 팁이 그것이었다. 역사도 어려워지고, 전반적으로 어려운 어휘가 많이 나오니 책을 많이 읽히는 것이 좋은데, 책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라면 처음에는 재미있는 책으로 흥미를 유발하라는 조언도 들어가 있었다. 재미있게 독서를 하게 하려면 만화만 한 것이 없을 것이고, 딸이 전에 내가 번역한다고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와이 시리즈 중 한 권을 재미있게 읽던 일이 떠올랐다.

그래서 와이 시리즈 중에서 딸이 좋아하는 과목이나 분야와 관련된 책을 사줘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딸에게 말했다.

나: Y야, 와이 시리즈 책 어때?

딸: 왜요? 엄마 또 번역하시려고요? 번역하면 책 주잖아요.

나: 어?

딸: 번역도 하고, 책도 공짜로 받고 좋잖아요.

나: 아니, 번역은 뭐 하고 싶다고 뚝딱 하는 거니? 그리고, 책 공짜로 받자고 번역할 수도 없는 거고.

딸: 난 또 엄마가 번역하려고 하는 줄 알았어요. 나도 엄마 덕에 책도 보고 좋았을 텐데.


책을 번역하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는 것은 사실이다. 와이 시리즈 중 ‘세균과 바이러스 편’을 번역하면서 책을 제공받았고, 딸은 그 책을 실감 나게 소리 내서 읽으면서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그나저나 와이 시리즈 출간 상황이 문득 궁금해진다.


*사진은 지금까지 내가 러시아어로 번역해서 러시아 현지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에서 출간된 내 역서들이다.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 인생', 오정희의 '불의 강'(단편집), 김애란의 '침이 고인다'(단편집), 공지영의 '봉순이 언니', 천명관의 '고령화 가족', 김영하의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단편집)(제 15회 한국문학번역상 수상작), 방현석의 '내일을 여는 집'(중단편선집)(한러 수교 30주년 기념 한러 공동 번역 출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번역 및 출간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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