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역삼 어디 교육장에서 교육을 받는다. 교육을 받으면 퇴근 시간이 오후 5시 30분. 퇴근 시간을 40~50분 앞두고 열심히 교육을 받던 중, 어디선가 뭔가 타는 냄새가 났다.
킁킁. 킁킁.
추워서 온풍기가 돌면서 나는 냄새였거니 했는데 1분이 지나자 더 심해졌고 전선 타는 냄새였다. 옆에 후배에게도 무슨 냄새가 안나냐고 하니 타는 냄새가 난다고 했다. 바로 강의실에 있던 모든 수강생들(회사 사람 말고 다른 곳에서도 많이 듣는다)이 모두 냄새가 난다고 했다.
맨뒤에 있던 어떤 분이 밖에 연기가 난다고 했고, 밖을 보니 정말 검은 연기가 어디로부터 나왔다. 바로 옆 건물에서 나오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대피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강사에게 말했지만 대답은 저도 어떻게 할 수가 없고 위에서 이야기가 나올 거예요.
그때 나는 반 농담으로 후배에게 집에 처자식이 있으니 그냥 조퇴할 거라고 했다. 처음엔 농담반 진담반이었으나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서 더 연기는 심하게 들어왔다.
몇몇은 강사에게 강하게 항의했고 강사는 그제야 교육담당자에게 연락을 했다. 그쪽에서도 긴급회의를 하고 있었나 보다.
난 그냥 조퇴를 하고 욕먹더라도 일단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강사에게 "그냥 조퇴처리돼도 좋으니 그냥 가겠습니다."라고 말하고 강의장을 빠져나왔고 같이 한분이 빠져나왔다. 엘리베이터를 타면 안 되지만... 엘리베이터가 다행히 딱 와서 그걸 타고 내려가는 순간. 건물 전체에 방송이 나왔다. 1층에 도착하니 연기는 자욱했고 모두 나가고 있었다.
나오고 나서 바로 사진을 찍고 SNS에 올리니 그 뒤로 쭈욱 올라오고 뉴스에도 나온다.
[왼쪽 사진은 인터넷에서 퍼왔습니다, 오른쪽 사진은 직접 찍은것]
먼저 나와서 일단 부서장에게 바로 이런 이런 일이 있어서 나왔다라고 보고를 하고, 부서 사람이 걱정이 되어 연락을 했지만 한 명은 전화기를 꺼놓고, 한 명은 받질 않고... 괜한 걱정인가?
민방위 교육을 받으면서 좋은 건 저런 안전에 대해 배운다는 것이다. 불은 나면 불에 타죽는 것보다 매독 가스를 마셔서 의식을 잃는 게 더 문제다. 연기는 따듯하기 때문에 위로 향한다. 그래서 젖은 수건으로 코를 막고 최대한 몸을 낮춰서 움직이고 계단을 이용해서 내려가야 한다.
출퇴근 도장 하나 때문에 목숨을 담보로 옆 건물이니 아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걸 직접 두 눈으로 보았다.
위험하면 그냥 탈출해라. 죽기 싫으면.
다들 너무 쉽게 생각한다. 안전불감증 멀리 있지 않다. 내 주변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