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은 광주에 있었다. 어제는 출근하고 오늘은 아침에 무등산 증심사를 찾아갔다. 광주에 있을 때는 가급적 주변을 다녀보려고 하는 편이다. 그런데 일전에 회사 동료 팀장님이 내가 절 구경 좋아하는 것을 아시고는 증심사에 한 번 가 보라고 하셨던 기억이 났다. 거리로 따져 보니 집에서 7킬로로 가까운 거리였다.
무등산은 국립공원이다. 증심사는 그 산속에 있다. 공용주차장에 차를 대고 길 따라 걸어 올라가는데, 산행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가까이에 이렇게 좋은 산이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 일인가. 나는 초행이라 서두르지 않고 둘러보며 걸었다.
입구를 지나 5분쯤 되었을까. 오르막을 오르는데 저 멀리서 내려오는 분이 아는 얼굴 같다. 그분도 나를 알아보고 웃음 지었다. 다른 팀장님과 가족이다. 벌써 왔다가 내려가시는 걸 보니 일찍 올라오셨나 보다. 증심사 간다고 말씀드렸더니 좋은 선택이라고 하셨다. 사모님과 아들과 인사하고 나는 계속 길을 갔다.
증심사 입구에 도착하니 오전 9시 30분이다. 어머니 배 속에 아기처럼 무등산 자락에 자리한 사찰 같다. 자리에 앉아 잠깐 숨 고르고 준비해 간 냉수를 마셨다. 딸아이가 카톡을 보내서 답변도 했다. 10분 간 쉬다가 절에 들어갔다. 계단을 올라서 종무소 앞에서 법구경 글귀를 읽었다.
절 마당에 올라가니 배치도 좋고, 깨끗한 느낌이다. 내가 절에 가는 즐거움은 문화재 구경에도 있다. 보물인 증심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 사진 한 컷, 석조보살입상 앞에서도 한 컷, 탑 앞에서도 한 컷씩 찍었다. 10시가 되니 예불을 하러 스님들이 비로전, 오백전, 대웅전 등 각 전각으로 자리를 옮기고 계셨다.
나는 신자도 아니고 예불도 모르지만 오늘은 체험해 보기로 했다. 대웅전에 들어가 뒷줄에 섰다. 다른 분들 하는 거 따라서 일어서면 일어서고 엎드려 절하면 절했다. 30번은 절한 것 같다. 가족, 직장, 나에 대해서 마음속으로 몇 가지를 빌었다. 그리고 예불이 다 끝날 무렵 증심사를 내려왔다.
증심사를 빠져나와 다른 길과 합류되는 길 가까이에 의재미술관이 있었다. 이곳은 남종화의 대가인 의재 허백련 화백의 화업을 계승하고 전시하는 미술관이다. 또 언제 오랴 의재미술관에 들어갔다. 미술은 잘 모르지만 전시되어 있는 그림의 섬세함과 생생함에 감탄했다. 전시실을 한 바퀴 다 돌고 허백련 작가가 생전에 작품 활동에 매진했던 공간인 춘설헌과 묘소까지 보고 내려왔다. 모처럼 신선한 공기 마시고 땀도쭉 내고 좋은 구경을 했다. 왠지 다음에 한 번 더 올 것 같은 예감을 갖고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