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씻기러 욕실에 들어가니 아이가 끝말잇기 하면서 하자고 했다.
책읽기를 좋아하고 말도 조리있게 잘하는 아이는 이제 상당한 어휘력을 뽐낸다.
내가 먼저 시작하겠다고 하니 자기가 먼저 하겠단다.
한방단어를 준비한 것 같아 내가 먼저 선수를 치려고 했더니 눈치 채고 양보가 없다.
아이가 먼저 시작한다.
"해질녘"
"윽..."
외통수다. 아무리 해도 이어서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졌다.
이번에는 아빠가 할 차례다.
"도룡뇽"
"음..... 뇽뇽이"
"뇽뇽이가 어딨어?"
"아.. 있어. 책에."
"없거든."
이겼다.
일격필살 양보없는 끝말잇기. 오늘은 1승 1패다.
아이와의 끝말잇기는 지거나 비겨야 함을 오늘도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