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품아는 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 병품아는 병원을 품은 아파트, 역품아는 역을 품은 아파트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직장생활 20년 만에 어렵사리 장만한 아파트는 초등학교와는 1km 떨어져 있고, 병원은 몇 블록 더 떨어져 있고, 대중교통은 아직 부족한 상태다. 요즘 핫하다는 초품아도 병품아도 역품아도 아니다. 그럼에도 이 동네만의 매력이 있다. 굳이 줄여 보자면 미술관을 품은 아파트 '미품아' 정도 되지 않을까.
아파트에서 나가 횡단보도 하나를 건너면 스페이스몸(청주시 흥덕구)이라는 미술관이 있다. 정말 가깝다. 현재 사는 아파트가 지어지기 전부터 이 미술관은 이 자리에서 운영되었다. 미술관에는 큐레이터 선생님이 계시고, 달별로 새로운 전시도 하고,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딸아이는 작년부터 이 미술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자주 참여하고 있다.
미술관 전시를 매번 관람하고, 프로그램에도 자주 참여하니 미술관 선생님이 아이 이름도 알고 다음 프로그램을 언제쯤 할 거라고 미리 얘기해주시기도 한다. 지난 토요일에는 아내가 전시 보고 콩국수 먹으러 가자고 해서 세 가족 편하게 걸어서 다녀왔다. 미술을 봐도 잘 알지 못하지만, 그래도 볼 때마다 새로움을 느끼게 된다. 가까운 분들은 다녀가 보셔도 괜찮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