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에 직원 누군가가 이렇게 글을 써 놓았다.
개힘듦
정신줄 놓지 않으면 1월 못 버팀... 돌겠다. 어떻게 일이 이렇게 많을 수가 있냐.
힘들어서 쓴 글일 테지만, 솔직히 보자마자 웃음이 나왔다. 이렇게 표현을 하는구나. 단 세 글자가 주는 이런 강렬한 임팩트라니... 이 직원은 어느 기관에서 어떤 업무를 맡고 있길래 이렇게 힘들어하는 것일까? 익명이라 알 수는 없지만, 나 또한 1월을 바쁘게 보내고 있던 터라 살짝 공감이 갔다.
흔히 인도주의는 '행동'이라고 말한다. 인간의 존엄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인류의 안녕과 복지를 위한다는 인도주의는 관념이 아니라 실천으로 완성된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일하다 보면 인도주의는 '행동'이 아니라 '행정'이 아닐까 싶은 순간들도 한 번씩 찾아온다.
누군가의 선의를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하는 일은 사람과 사람이 대면하는 현장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그 일의 앞 단계와 뒷 단계 일은 행정처리, 문서와의 씨름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나 이 시기는 신년 계획을 추진하고 전년 회계를 마감해야 하는 시기라 더욱 분주할 수밖에 없다.
힘들었던 직원은 이제 한숨 좀 돌리고 있으려나. 중요한 건 이 또한 지나간다는 것. 기술이 발전하면 행정은 줄어들 거라고 생각했는데, 과거와 비교해 봐도 갈수록 늘어만 간다. AI 시대에는 좀 달라질까.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그렇게 1월이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