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차렷 경래 Jan 13. 2024

추울 때 흔한 묵상

추우면 가까와 진다는 비밀. 사실 비밀도 아닌 흔한 이야기다.

외부의 압력이 내부를 결속시켰다. 일기 예보를 스마트폰으로 세상 신기하게 보는데, 유희적 곡선 안에 북극은 전설처럼 내려오고 있다. 외로운 겨울이 녹아 가고 있구나. 그 차가운 바람의 나들이가, 저물 때, 황혼 때, 깊은 밤 흑암 중에 잠언처럼 기록되고 있었다. 추우면 발은 동동거리지만 관계는 동동 가까워진다. 함께 첨벙 뛰어들어 물의 온도를 높이는 것도 재미있어진다. 부대낌도 추억처럼 떠오르고, 빈 차로 먼 길을 가고 싶지 않아 옆 자리를 데워놓는다. 안 하던 양보도 스스럼없을 때도 추워서들 동동거릴 때다. 외부의 압력은 반드시 내부를 결속시킨다.


어제 0도였던 기온이 아침에 -15로 떨어졌다. 온도계는 그 사이 집안의 온도를 23도로 유지해 주었다. 나를 오늘도 살아있게 한 수고다. 세상엔 다른 존재를 위해 희생하고 있는 또 다른 존재들이 가득하다. 종종 그런 것을 외면하려 하는 좋지 못한 습관이 있다. 좋은 것만 봐도 부족한 24시간~ 그런 마음으로 하루의 추위를 뚫고 나가야지. Stay warm.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