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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렷 경래 Jan 23. 2024

프로젝트 “기억”

꿈은 이루어지기 위해 있다면, 기억은 꿈꾸기 위해 존재시켜야 한다.


시간만 나면 도서관에 온다. 그래봐야 일주일에 한두 번이다. 읽을 책도 밀렸고, 써야 할 글도 태산이다. 뒤처진 내 인생의 버킷리스트에 담긴 목록 중 몇 가지다.



한동안 지속되던 난독증으로 심히 우울했는데, 이제 해결되었다. 책을 읽던, 묵상집을 펼치던, 한눈에 내용이 들어온다. 쓰지 않아도 설교의 핵심을 잡아낼 수가 있어 졸거나 집중하지 못하는 일은 없다. 이를 위해 기도했고, 그 결과로 받은 응답이다.


귀가 있어도 들리지 않고,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심지어 기억조차도 못하는 제자들을 예수님은 꾸짖으셨다. 어마어마한 기적을 현장에서 체험하고도, 칠병이어의 기적을 까맣게 잊고, 한 조각 밖에 가져오지 않았다고 술렁이는 제자들을 꾸짖은 내용이다.


너희가 어찌 떡이 없음으로 수군거리느냐. 아직도 알지 못하며 깨닫지 못하느냐.



우리는 어떨까?


오병이어로 5천 명을 먹이고, 12 바구니를 거둔 것과, 칠병이어로 4천 명을 먹이고, 7 광주리를 거둔 사실이 마음으로 믿어질까?


그랬다고 하니 그런가 보다 하지는 않는가? 아님, 숫자로 5병이니 7병이니, 마가 6장이니 8장, 5천 명이니 4천 명이니 암기하는 식일까?


그 엄청난 기적을 하루도 안 되어 까맣게 잊는 제자들처럼,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는 장애증에도 그것이 마치 자랑인 양 아무런 감각조차 없지 않은가?


그래서 예수님은 제자들을 꾸짖으실 때 “기억”에 대해 하나 더 꼬집으셨다. 보고 경험한 것에 대한 최소한의 기억은 해야 하지 않냐고! 기억은 메모리의 기능을 넘어 실천의 단계까지를 암시한다. 외우기만 하면 뭐 할까?


자신을 변화시키든, 남에게 좋은 영향력을 행사하든, 어떤 식으로라도 주위를 밝혀야 가치 있다.


난독증 해결에 따른 나의 다음 기도 핵심은 “기억”에 있다.

읽은 것을 마음에 새겨놓고, 작은 소리로 읊조릴 수 있도록 잘 기억할 수 있다면, “나”라는 존재가 딴지 거는 수많은 허물은 하나 둘 별거 아니게 되지 않을까?




예수께서 아시고 이르시되, 너희가 어찌 떡이 없음으로 수군거리느냐. 아직도 알지 못하며 깨닫지 못하느냐. 너희 마음이 둔하냐. 너희가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며,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느냐, 또 기억하지 못하느냐.
Aware of their discussion, Jesus asked them: "Why are you talking about having no bread? Do you still not see or understand? Are your hearts hardened? 18 Do you have eyes but fail to see, and ears but fail to hear? And don't you remember? - Mark 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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