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가 말하는 음부신경통의 원인과 진단
“앉아 있으면 음부가 찌릿하고 당기는 느낌이 들어요.”
“산부인과, 비뇨기과 다녀왔는데 아무 이상 없다는데… 그럼 왜 아플까요?”
진료실에서 음부의 통증이나 불편감으로 내원하시는 분들이 자주 하시는 말씀입니다. 대부분 치질이나 질염, 방광염을 의심하고 여러 병원을 전전하지만, 검사는 정상이거나 진통제만 처방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통증은 여전하고, 삶의 질은 점점 나빠집니다.
이처럼 원인을 알 수 없는 지속적인 음부 통증이 있다면, 한 번쯤 ‘음부신경통(Pudendal Neuralgia)’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음부신경통, 왜 생기고 왜 병원에서는 잘 잡아내지 못할까?
음부신경은 천골(S2~S4)에서 시작되어 회음부, 항문, 외음부, 성기까지 분포하는 말초신경입니다. 문제는 이 신경이 좁은 통로를 지나며 압박을 받기 쉬운 구조라는 데 있습니다. 자전거, 승마, 장시간 앉아 있는 직업, 출산, 골반저 손상 등이 누적되면 이 신경이 눌리면서 통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뚜렷한 통증에도 불구하고 MRI나 CT 등 일반 영상에서 이상이 보이지 않으면 음부신경통의 진단이 어려워집니다.
한의학에서는 음부신경통을 어떻게 바라볼까?
한의학에서는 이를 단순히 신경이 눌리는 문제가 아닌, 전신적인 순환 정체와 구조적 불균형의 결과로 바라봅니다.
골반은 기혈이 모이는 중요한 곳으로, 기혈울체(氣血鬱滯)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 출산 과정, 체형 불균형 등으로 인해 기혈이 원활하게 흐르지 못하고 막히면 해당 부위에 통증이 나타나게 됩니다.
또한 감정 억압이나 만성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간기울결이 생기면 골반저 근육의 과도한 긴장과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통풍이 잘 되지 않는 옷차림, 잦은 좌욕 남용, 습한 환경 등은 하초에 열이나 습기를 쌓이게 하는 한습·습열하주 상태를 만들어 음부에 찌릿한 통증이나 화끈거리는 작열감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음부신경통을 잘 치료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통증을 가라앉히는 것이 아닌, 신경 압박의 근본 원인을 해소하는 치료에 집중해야 하죠.
추나요법을 통해 골반의 정렬과 구조적 안정화를 도모하고, 도침치료로 좌골가시 주변 근육의 긴장을 효과적으로 완화시킵니다.
약침요법으로는 신경 주변의 염증을 해소하며, 침구 및 한약치료를 통해 기혈순환을 개선하고 자율신경계를 조절합니다.
특히 추나요법과 도침치료를 함께 시행하면 골반과 회음부 주변의 긴장도를 빠르게 낮출 수 있으며, 증상의 재발 방지에도 효과적입니다.
환자분들이 자주 걱정하시는 부분들
사타구니 통증인데 한의원에서 다룰 수 있나요?
네, 가능합니다. 실제로 외음부 통증이나 회음부 불편감은 단순한 산부인과 질환이 아닌, 골반 구조나 신경의 문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검사상 이상이 없는데 계속 아프다면 반드시 체형, 골반저, 기혈순환을 중심으로 진단해야 합니다.
단순 통증이 아니라 변비나 배뇨 문제도 같이 있어요.
음부신경은 배뇨·배변에도 관여하는 신경입니다. 따라서 신경 기능이 떨어지면 성적 불쾌감, 방광 자극 증상까지도 동반될 수 있습니다. 치료 시에도 신경 조절과 순환 회복을 동시에 해야 합니다.
음부신경통은 검사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환자에게는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고통스러운 질환입니다. 음부 통증이 지속되는데 원인이 뚜렷하지 않다면,골반 구조와 신경 흐름을 다각도로 평가하는 진료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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