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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ritic Jun 07. 2018

서울시향의 드보르작 교향곡 8번

롯데콘서트홀 수난기

5월의 하나뿐인 서울시향 정기공연, 좋아하는 드보르작 교향곡 8번이 메인 프로그램이란 점 때문에 큰 기대를 안고 갔으나, 롯데콘서트홀 수난기로 끝난 공연의 이야기다.


1. 롯데콘서트홀 1층 A, E 블럭은 무슨 생각으로 등급을 정한 건지 당최 알 수가 없다. 가격 등급은 S, A석인데 사운드는 B, C석 수준이다. 실내악이나 소규모 관현악, 일부 협주곡에서는 가끔 빛을 발하기노 하지만, 대개 뭉치거나 뭉개지는 강한 반사음 때문에 제대로 된 감상이 불가능하다.


2. 물론 지휘자의 역량이나 스타일에 따라 온전한 소리를 들려줄 때도 있다. 근데 어떤 지휘자, 악단이 콘서트홀 좌우 측면을 얼마나 신경 쓰겠나. 그냥 죽은 좌석이다.


3. 이런 현상은 롯콘에서 처음 공연하는 지휘자들 연주에서 더욱 두드러지곤 하는데, 이 날 공연도 마찬가지였다. 지휘자가 콘서트홀 사운드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해 보였다. 처음이라고 봐주기엔 좀 심할 정도로.


4. 돌이켜 생각해보니 최수열 부지휘자가 떠난 뒤 서울시향 롯콘 공연에서 이런 느낌을 더 많이 받는 거 같다(물론 올해 롯콘 공연이 급증한 면도 있지만). 부지휘자라도 있으면, 연습 때 객원지휘자한테 콘서트홀 특성이라도 설명해줄텐데 말이다.


5. 부산시향 상임지휘자로 영전했으니 마냥 아쉬워할 수는 없지만, 최수열 지휘자의 빈자리가 아쉽다. 보통은 객원지휘자가 한국에 들어오기 전까지 부지휘자가 디렉션 받아서 조금씩 연습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부지휘자 공석인 지금은 어쩌는지 궁금하다. 상임은 당장 바라지도 않으니 부지휘자라도 쫌...


6. 그런데 사실 공연장에 대한 아쉬움보다 단원들에 대한 실망이 좀 더 크다. 바이올린에 파묻히는 뭐고, 수준 미달의 플루트는 또 무엇인가... 지휘자랑 합이 안 맞는 건지 지휘 자체가 그런 건지 템포는 빠르다 못해 조급해 보이고, 지난 달 기가 막힌 말러를 보여주던 그들이 맞나 싶다. 롤코 그만 타고 제발 안정돼 주길.

7. 기대하지 않은 1부 첫 곡, 루마니아 랩소디가 제일 좋았다. 제일 기대하고 갔던 드보르작 교향곡 7번이 제일 실망이었음. 3악장은 슬라브 뉘앙스가 강한 곡인데, 느낌은 있는데 뭔가 엄청 어색했다.


8. 6월이 서울시향 공연의 피크인데, 부디 이번 달은 롤코 타지 마시고, 좋은 모습 보여주길...!


서울시향 2018 드보르자크 교향곡 제8번
5월 24일(목)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
지   휘 올라리 엘츠 Olari Elts, conductor
비올라 앙투안 타메스티 Antoine Tamestit, viola
프로그램
에네스쿠, 루마니아 랩소디 제1번
Enescu, Romanian Rhapsody No. 1 in A major
월튼, 비올라 협주곡

Walton, Viola Concerto
드보르자크, 교향곡 제8번
Dvořák, Symphony No. 8 in G major, Op.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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